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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6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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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염원’ 창원 내2구역 재건축, 문화재 심의에 제동

목련 등 50년 노후아파트 단지 지난해 말 사업시행인가 등 절차

  • 기사입력 : 2024-05-23 20: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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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련 등 50년 노후아파트 단지
    지난해 말 사업시행인가 등 절차

    인근 내동패총 경관 훼손 우려에
    현상변경 허가 부결되며 난항
    “주민 숙원사업 좌초돼선 안 돼”


    “반백 년 된 아파트라 이제 수리도 힘들다고 합니다. 그만큼 재건축이 시급한 상황에서 조합 설립 20년 만에 속도가 붙는가 싶었는데, 문화재가 발목을 잡네요.”

    50년 노후아파트 단지가 모인 창원 내2구역 아파트재건축 사업이 최근 문화재 심의에서 현상변경 허가가 부결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말 조합 설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밟으면서 재건축에 탄력이 붙는 듯했지만 또다시 암초에 부딪혔다.

    창원시 성산구 내동 창원 내2구역 내 노후된 목련아파트와 내동아파트 단지, 내동패총이 보인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성산구 내동 창원 내2구역 내 노후된 목련아파트와 내동아파트 단지, 내동패총이 보인다./김승권 기자/

    23일 창원 내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4월 경남도 문화재위원회는 내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신청한 ‘내동패총 주변 현상변경’을 심의한 결과 “높이가 70m 이상으로 기존 계획대로 시행 시 문화유산 주변 경관 훼손의 우려가 있다”며 부결 처리했다.

    내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창원시 성산구 내동 일원 노후된 아파트인 목련아파트(1979년), 효성아파트(1987년), 비앤지스틸사원아파트(1988년), 내동아파트(1976년), 삼미종합특수강아파트(1977년) 등 5개 단지 1048세대가 연합해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2003년 내동아파트 1단지 정비사업조합으로 시작해 2009년 내2구역 정비사업조합으로 통합, 올해로 21년이 됐지만 그동안 내·외부적인 요인들로 사업 추진이 답보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시공사가 선정되고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면서 조합원들의 오랜 염원인 재건축이 다시 한번 탄력이 붙었다.

    그러나 내2구역 재건축이 경남도 문화재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내2구역이 경남도 기념물 제44호로 지정된 창원내동패총의 200m 이내에 위치해, 경남도 문화재위원회의 현상 변경 허가를 신청했으나 부결됐기 때문이다. 조합은 오는 6월 재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창원시 성산구 내동 창원대로를 중심으로 창원 내2구역내 노후된 목련아파트,내동아파트 단지와 내동패총이 보인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성산구 내동 창원대로를 중심으로 창원 내2구역내 노후된 목련아파트,내동아파트 단지와 내동패총이 보인다./김승권 기자/

    경남도 관계자는 “주변 건축물이라든지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을 심의하고 있다” 며 “통상 두 달마다 한 번씩 문화재위원회를 개최하고 있고, 사업 계획을 변경해서 재심의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번 부결에 대해 조합원들은 아파트의 노후 정도가 너무 심해 재건축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으로 이미 불리한 사업조건을 안고 진행 중인 가운데, 위원회 심의대로 층수를 낮출 경우 사업성이 떨어져 또다시 좌초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내2구역은 신축하더라도 기존 1048세대로 짓는 1대1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창원대로변 약 6841㎡를 완충녹지로 기부채납해 인센티브를 받아 용적률이 290%가 됐지만 준공업지역으로 최고 높이 제한에 따라 30%를 사용하지 못한다.

    조합은 경남과 부산 등 인근 지역 문화재 주변 200m 이내에도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만큼 재심의 시 형평성을 고려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김해 구산동 지석묘 △부산 동래패총 △부산 동삼동 패총 인근에도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23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목련아파트 천장이 비가 새 무너져 있다./한유진 기자/
    23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목련아파트 천장이 비가 새 무너져 있다./한유진 기자/

    박경봉 내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내동패총은 창원대로 건설로 이미 원형이 훼손됐고, 동일 선상에 위치한 대상공원 힐스테이트도 최고 33층으로 계획·승인돼 문화유산 주변 경관 또한 훼손된 상태다. 문화재 주변 경관 문제를 내2구역에만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비 오면 물이 새서 천장이 내려앉을 정도로 아파트의 노후화가 심각하다. 창원에서 가장 노후한 주거환경과 열악한 사업성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이 20년째 진행되고 있는 숙원사업이 또다시 좌초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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