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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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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라오스 119구급차 기증과 우분트 정신- 박해영(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 기사입력 : 2024-04-30 19: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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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의 ‘우분트(Ubuntu)’가 있다. 유럽의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반투족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의 결과이기도 하다. 먼저 과일바구니까지 달려간 아이에게 과일 전부를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손을 맞잡고 같이 도착해 과일을 나눠먹었다고 한다. ‘혼자만의 행복 대신 모두의 즐거움’을 택한 것이다. 이기주의와 치열한 경쟁사회에 사는 우리들의 삶을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경남도의회의 라오스 비엔티엔주·보께오주에 경남소방본부의 119구급차량 12대와 특수방화복 60착 등을 기증한 사례는 ‘우분트’ 정신의 실천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시작은 2022년 12월 말 의회운영위원회의 연수로 교류의 길을 텄고, 지난해 11월 의장단이 비엔티엔주를 방문, 주의회와의 우호교류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비엔티엔주 지사와 주의회 의장 등과의 간담회에서 구급차와 의료장비, 컴퓨터 등의 지원 요청이 있은 후, 4개월 만이다.

    이번에 전달된 구급차는 5년의 사용연한을 초과한 불용자원이지만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는 차량을 우선 정비하여 직접 전달하고 온 것이다.

    2019~2022년 경남소방본부에서 사용연수 초과로 불용 처리된 38대의 구급차와 같은 상황에 놓인 12대의 구급차가 이번 기증으로 라오스 국민들의 긴급 상황의 생명을 구하는 구세주로 거듭난 것이다.

    건설소방위원장이라는 책무로 인해 도의회를 대표하는 현지방문단장 자격으로 라오스 현지를 찾아 구급차와 소방장비 등을 전달하고 사용기술을 전수하고 온 데 대해 그 감회가 남다르다.

    경남의 12대의 119구급차가 한글 간판을 그대로 한 채, 라오스를 누비며 인명을 구함은 물론, 경남의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선진국 연수나 방문을 선호하는 지방의회가 최빈국인 라오스 지방의회와 우호관계를 맺고, 공적개발원조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공적개발원조(ODA)란 정부·공공기관 등이 개발도상국의 경제와 사회발전을 돕기 위해 원조를 제공하는 것으로, 국가 간 격차를 줄이고 개발도상국의 빈곤문제 등의 해결을 위한 국제개발협력의 하나이다. 되돌아보면 전쟁빈국이었던 우리나라도 미국 등 우방국의 원조로 오늘의 번영을 이룬 대표적인 국가다. 국제적 빈곤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무작정 지원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가 미국 등 당시의 우호국들의 든든한 협력국가가 되어 있듯이, 우리나라의 측면에서는 빈곤 해결의 중요 파트너가 된다면, 선점효과로 인해 머지않은 앞날에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일회성으로 그치면 안 된다는 우려다. 집행기관이 아닌 의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즉 경남도와 도교육청의 적극적인 호응과 협력을 요청해 본다. 이번 경남도의회의 라오스 비엔티엔주에 대한 지원이 나비효과를 불러 인류 공존과 대한민국 및 라오스의 공동번영을 기원해 본다. 저 또한 미력이나마 힘을 보탤 것을 다짐한다.

    박해영(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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