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7일 (금)
전체메뉴

[연속혈당측정기] 채혈 없이 혈당 측정… 센스 있는 센서

복부·팔 등 피하지방에 동전 크기 센서 부착
하루 최대 288회 측정…혈당 변화 관찰 ‘최적’
측정 결과 스마트폰·전용수신기로 확인 가능

  • 기사입력 : 2023-06-12 08:09:23
  •   
  • 당뇨병은 나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만성 습관병으로, 급성·만성 합병증 예방을 위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가 매일 혈당을 여러 차례 체크하고 운동과 식이조절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의 25%만이 혈당 관리가 목표 범위 내로 유지되고 있다.

    올바른 혈당 관리를 위해선 환자 본인의 혈당 패턴을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혈당 측정은 공복혈당 측정과 당화혈색소(적혈구 내 혈색소에 당 성분이 결합된 형태) 수치 확인이 있다. 공복혈당은 최소 8시간 이상 금식한 상태에서 측정한 혈당값으로, 낮에 공복을 유지한 채 혈당을 측정하기 어려워 보통 기상 후 측정한다. 당화혈색소는 식전과 식후 혈당을 모두 반영한 3개월 동안 평균 혈당을 나타내는 것으로, 당뇨병 환자의 핵심 진단 기준 중 하나다. 그러나 평균값이라는 한계로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잘 찾아내지 못해 부정확하다는 제약이 있다. 최근 이와 같은 혈당 조절의 단점을 보완한 ‘연속혈당측정기’가 등장하여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기존의 자가혈당측정기는 하루에 2~4번, 많게는 7~8번 정도 손끝을 바늘로 찔러 피를 내고 수치를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반면, 동전 크기의 센서를 복부, 팔, 엉덩이 등 피하지방에 부착하여 세포간질액(세포와 세포 사이를 채우는 액체 성분)의 당 농도를 측정하는 연속혈당측정기는 5분마다 한 번씩, 하루 최대 288회 혈당을 측정한다. 측정 결과는 블루투스나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전용 수신기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즉,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할 경우 매번 바늘로 손끝을 찌르는 채혈 횟수가 줄어들고, 식전 및 식후 혈당뿐만 아니라 하루 24시간 동안 혈당이 어떻게 변화하고 유지되는지를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새롭게 출시된 신제품은 초창기 제품과 비교 시 많이 얇아지고 가벼워져, 몸에 부착해도 통증이나 이물감이 적고 옷 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센서는 한 번 부착하면 6~14일 사용할 수 있으며, 방수 기능이 있어 30분 이내의 운동, 수영, 샤워 등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이처럼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하면 환자 개개인별로 혈당이 높은 시간, 혈당을 높이는 음식 및 생활 습관을 파악해서 교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위 그림은 연속혈당측정기 자료로 TIR(Time In Range) 값을 포함하고 있다. TIR은 환자의 혈당이 목표 혈당 수치 범위 내에 머무른 시간을 백분율로 표시한 결과로, 목표 범위에 도달한 비율(Target Range)이 높을수록 혈당 변동이 크지 않고 잘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방식으로 혈당을 관리하면 궁극적으로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과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로 환자의 혈당을 목표혈당 수치 범위 내 머무른 시간을 백분율로 표시한 TIR(Time In Range) 결과.
    연속혈당측정기로 환자의 혈당을 목표혈당 수치 범위 내 머무른 시간을 백분율로 표시한 TIR(Time In Range) 결과.

    특히 대한당뇨병학회가 2023년 5월에 새롭게 개정한 ‘당뇨병 진료 지침 제8판’에서는 기존의 “모든 1형당뇨병(췌장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상태) 성인은 혈당을 조절하고 저혈당 위험을 낮추기 위해 실시간연속혈당측정 장치를 상시적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에 추가적으로 “인슐린주사요법을 하는 2형당뇨병(인슐린 분비는 정상적이지만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진 상태) 성인은 혈당조절을 위해 실시간연속혈당측정장치를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단,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더라도 자가혈당측정기를 지속해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측정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자가혈당측정기에서 측정한 혈당 수치를 연속혈당측정기의 애플리케이션에 입력해주는 교정 작업이 필요한데, 최근에는 교정 작업이 필요 없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잠을 자거나 신체 활동 시 나타나는 혈당 패턴을 포함해 하루 동안의 혈당 변동 이력도 확인할 수 있어, 의료진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인슐린을 하루에 여러 번 투여하거나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1형당뇨병 환자, 인슐린 주사를 여러 번 맞는 2형당뇨병 환자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연속혈당측정기에는 여러 가지 제품이 있다. 이들 모두 일정한 주기로 혈당 수치를 자동 측정해주는 기능적 측면에서는 유사하지만, 측정한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방식이나 저혈당 예측 알람 등 부가 기능에 차이가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길 권장한다. 예를 들어 반복되는 저혈당이 고민이거나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한 소아 환자의 경우, 저혈당 위험을 사전에 알려주는 알람 기능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단순히 결과값만을 보는 것이 아닌 혈당 변화 그래프에 따라 개개인에게 맞는 약제와 인슐린 용량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상담과 교육이 필수적이다. 1형당뇨병 환자의 경우 일부 기기 구매 시 보험적용이 되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며, 최근 센서와 소모품에 대한 보험적용 범위가 추가 확대되면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많이 완화됐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서성환 교수는 “평소 혈당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나 직장인, 수면 시간 중 저혈당 위험이 큰 환자, 매번 손가락 채혈에 두려움을 느꼈다면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전 단계를 진단받았거나 검진 결과 정상 판정을 받았지만, 평소 주스, 탄산음료 등 고당류 음식을 즐기는 경우 그리고 비만, 당뇨병 가족력 등 당뇨병 발병 고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도움말= 서성환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준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