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6일 (목)
전체메뉴

[가고파] 사람 투자- 이준희(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23-06-11 19:31:46
  •   

  • 먼 훗날을 내다보고 큰 그림(계획)을 그리는 것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래서 기업이든 정부든 먼 미래를 보고 인재를 키우는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오늘날에 우리가 이렇게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것도 어찌 보면 먼 훗날을 예견한 부모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춘추시대의 대표적 사상가인 관자는 “1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것만 한 것이 없고, 10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만 한 것이 없으며, 일생의 계획은 사람을 키우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고 했다. 풀이하면 한 번 심어서 한 번 거두는 것은 곡식이고, 한 번 심으면 열 배를 얻는 것이 나무이며, 한 번 심어 백배 천배 만배의 수확을 거둘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을 가진 것이 사람이라는 말이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살아생전 인재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사람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했다. 그 누구보다 뛰어난 인재에 대한 욕심이 강했던 그의 ‘천재경영론’이 불확실한 미래를 뚫고 나갈 방법으로 새롭게 회자하고 있다. 이 회장의 인재 욕심은 한 일화에도 잘 드러나 2000년대 초반, 계열사 사장단에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후에 어떤 사업모델로 살아남을지 준비해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사장단이 준비한 발표에 그는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5~10년을 어떻게 알겠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그래서 (답은) 사람이다. 어떤 기술이 세상에 나올지 모르는데, 그래도 사람을 제대로 뽑아놓으면 미래를 대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뽑는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더욱이 미래를 예견해 인재를 키우는 사람에 대한 투자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사회의, 국가의 리더라면 눈앞의 실적에 아등바등하는 1년짜리 리더보다 긴 안목으로 적어도 10년, 20년, 100년을 내다보며 사람에게 투자하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준희(문화체육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준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