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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밀양 송전탑 마을엔 많은 생물들도 살고 있답니다

  • 기사입력 : 2014-04-0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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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22일 제3회 경남 양서류 워크숍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개구리·도롱뇽·왕잠자리류 애벌레

    도내서 두번째 발견된 계곡산개구리도


    최유경 초록기자(창원성민여고 2학년)


    지난 3월 22일 제3회 경남 양서류 워크숍에 다녀왔다. 간단한 소개를 마친 후 개구리와 도롱뇽 등의 양서류에 관한 강의가 진행됐는데 두꺼비의 생활사, 두꺼비 살리기 운동이 만들어낸 많은 일들과 인간과 함께하는 양서류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창녕에서 진행된 실내 강의가 끝난 후 오후에는 강사 선생님들과 함께 직접 양서류를 보기 위해 밀양으로 향했다. 현장 수업이 밀양으로 정해진 이유는 경남에 서식한다는 보고가 드문 계곡산개구리가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 마을로 들어서니 곳곳에 경찰과 전경들이 배치돼 있었다. 무슨 일 때문에 경찰들이 왔을까 궁금해 여쭤봤더니 이 마을이 바로 매스컴에 자주 보도되는 밀양 송전탑이 지나는 마을이라서 그런 것이라 했다. 평화로운 한적한 마을에 주민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우리는 일정대로 계곡을 끼고 산 쪽으로 들어갔다.

    물속에는 밀양의 맑은 공기 덕분인지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한 개구리에서부터 두꺼비, 도롱뇽, 왕잠자리류 애벌레, 날도래 애벌레, 다슬기, 뱀잠자리 애벌레 등 다양한 생물들이 있었다. 특히 계곡산개구리는 경남에서 두 번째 발견 기록이라고 하고, 도롱뇽은 현재 신종으로 등록 중인 종과 같은 종으로 추정된다고 김현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리고 개구리도 모두 그냥 개구리인 줄 알았더니 북방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옴개구리, 황소개구리 등 종류가 많았다.

    신나는 탐사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마을 어르신께서 뭐가 많이 있더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도롱뇽도 있고요, 경남에는 잘 없는 계곡산개구리도 있고요, 정말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더니 어르신께서 “송전탑이 세워지면 이런 생물들도 못 살고 사람들도 못 살 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하시며 한숨을 쉬셨다. 사실 이렇게 많은 생물들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밀양의 공기가 맑고 생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것인데 만약 이런 곳에 송전탑이 세워진다면 사람뿐만 아니라 생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물다양성이 국력의 척도로 인정받고 있는 이 시대에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이 지역이 잘 보호됐으면 좋겠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모두에게 피해가 없도록 이 사태가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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