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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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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아무리 잘해줘도 당신 곁에 남지 않는다 등

  • 기사입력 : 2024-05-22 0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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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리 잘해줘도 당신 곁에 남지 않는다= 사람에 크게 미련 없던 날들에 어떤 사람을 좋아하게 됐는데, 어느 날 그 사람이 넌지시 건넨 말 때문이었다. “내 앞에선 말 안해도 된다”던 말에 나름의 해석을 거듭하던 찰나 따라온 “분위기를 띄워야 할 것 같다는 부담 때문에 애쓰지 말라”는 그의 말은 인생의 큰 변곡점이 됐다. ‘진짜 관계는 나를 갉아먹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이 당신의 인생을 바꿀지도. 전미경 저, 위즈덤하우스, 1만8000원.


    △이녁이란 말 참 좋지요= 이녁(그)이 살아온 삶은 ‘재난의 시기를 거쳐 왔다’는 말만으로 다 표현하지 못할 만큼 내면의 고투가 역력했다. 그가 목도한 죽음들은 주변인이거나 또는 자기 자신이었을 수 있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사정. 마음이 심히 불편한 듯 툭툭 던지는 시인의 화법은 노동자들의 사고사 등 종결되지 않는 곤경을 부단히 환기하고자 한다. 본지 신춘문예 출신 이남순 시인의 신간 시집. 이남순 저, 시인동네, 1만2000원.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휠체어 타는 장애인으로 살면서 겪는 이야기들을 전하는 유튜버 구르님. 이번엔 그가 ‘내 얘기’ 아닌 ‘남 얘기’를 들고 왔다. 휠체어 탄 언니들 이야기 왕창 듣고 싶다던 사심은 10대에서 60대까지 여섯명의 멋진 여자들을 불러 모았다. 구르님에 못지 않게 실패와 좌절에도 용기와 도전을 거듭했던 그들의 이야기는 세상과 단절됐다 느끼는 이들의 손을 잡아 끌 것이다. 김지우 저, 휴머니스트, 1만8000원.


    △맞춤법에 진심인 편= 글을 쓰는 게 직업인지라 누구보다 맞춤법에 진심인 편이다. 자신감은 전문가급인데 종종 나오는 실수는 그렇게 민망할 수가 없으므로, 대체로 긴가민가한 건 꼭 검색해본 후에 쓰는 편. 틀린 맞춤법을 지적받는 것이 당황스럽고 부끄럽다는 건 당해본 사람은 안다. 모든 맞춤법을 외우는 것은 불가능할 테고, 살면서 늘상 쓰는 말들이라도 뇌에 새겨야 할 이유다. 글 차민진·그림 이혜원, 풀빛, 1만4500원.


    △엄마의 딸이 되려고 몇 생을 넘어 여기에 왔어= 언덕길이 가파르다고 오르기를 주저했다면 엄마 딸이 아니라는 60대 작가는 제 몸이 삭아 없어져야 비로소 맛을 내는 가자미식해처럼 돌봐야 할 사람들을 위해 어떤 것도 달게 내놓던 엄마처럼 살고 싶다. 엄마 딸답게 내 몫의 남은 삶도 끝까지 잘 살아낼 것임을, 그러니 다음 생에 꼭 다시 만나기를 바라며 먼저 떠나 잠시 부재 중인 엄마에게 보내는 말. 이순하 저, 이야기장수, 1만7800원.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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