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칼럼] 주남저수지 예찬- 정영선(시인)
며칠 전 친구 두 명과 주남저수지를 찾았다. 생태탐방로 새드리길 따라 끝없이 피었던 노란 유채꽃이 스러진 자리, 드문드문 양귀비가 붉은 자태로 반겼다. 둑 아래쪽에 흐드러지게 핀 찔레꽃 향이 뭉텅뭉텅 코끝을 자극하는 오후, 우리는 조여진 삶의 허리끈을 ...2015-05-22 07:00:00
- [작가칼럼] 옛 노래 속에 흐르는 인생의 고락(苦樂)- 김태경(아동문학가)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콧노래로 흘러나오는 옛 노래, 무심결이었건만 어느새 가사를 읊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 노래뿐이랴. ‘울고 넘는 박달재’, ‘섬마을 선생님’, ‘처녀 농...2015-05-15 07:00:00
- [작가칼럼] 봄날, 매천 황현을 만나다- 김재근(시인)
붉은 모란이 찬란하게 피었다 지는 오월이다. 크고 화사한 꽃잎이 봄을 물들이면 내 마음도 한껏 피어난다. 그러나 그 화사함도 잠시, 꽃잎이 시들고 계절은 연둣빛 물결로 이어진다. 꽃이 지고 파릇한 새 잎이 다시 돋아나지만 그리운 사람은 가고 돌아오지 않...2015-05-08 07:00:00
- [작가칼럼] 오일장 생각- 조은길(시인)
그곳에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아침부터 물건을 잔뜩 실은 트럭이 속속 도착하고 비치파라솔 빼곡히 이마를 맞댄 간이장터가 생긴다. 그 비치파라솔 아래에는 오늘 가져온 물건들을 최대한 눈에 띄게 쌓거나 펼쳐놓고 소리 높여 자신의 물건을 선전하는 사람들이 ...2015-05-01 07:00:00
- [작가칼럼] 노인 요양 병원- 정영선(수필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칠팔십 대의 우리들의 부모님들은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고생만 하시다가 연로해지셨는데 여생을 좀 평안하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으련만 이런저런 병마에 시달리며 사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 온다.몇 해 전 친정어머니가 노인...2015-04-24 07:00:00
- [작가칼럼] 감사(Thank You), 그것으로 인생은 충분하다- 김태경(아동문학가)
인종 차별 정책을 폈던 미시시피주에서 가난한 흑인 가정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유년 시절부터 성폭행과 성적 학대를 당했고, 열네 살에는 임신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아이는 몇 주 후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한 가닥 희망조차 품을 수 없는 황폐한 삶, 바로...2015-04-17 07:00:00
- [작가칼럼] 벚꽃 연가- 김재근(시인)
벚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여러 꽃들 중 벚꽃만큼 화사한 꽃이 있을까. 벚꽃이 만드는 따뜻하고 화사한 그늘. 작은 벚꽃이 모여 만드는 꽃그늘 아래에서는 모두가 착하고 선량하다. 벚꽃 그늘 아래 작은 돗자리를 펴고 웃음을 나누는 가족과 친구, 연인들…. 소박하...2015-04-10 07:00:00
- [작가칼럼] ‘강아지똥’에서 배운 동화구연- 이창규(아동문학가)
‘강아지똥’은 권정생 선생이 지은 창작동화다. 동화 구연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작품이다. 예쁘게 피어난 민들레 꽃송이에서 귀여운 강아지똥의 눈물겨운 사랑이 어려 있는 이 이야기는 다음날에 또 들려주어도 아이들은 싫증 내지 않고 들어줬다. 귀여운 흰...2015-04-03 07:00:00
- [작가칼럼] 전설의 한일합섬 터- 한판암(수필가)
마산의 양덕동 메트로시티 공원에 ‘한일합섬옛터’라고 새겨진 기념석이 있다. 이 터는 우리의 산업화와 궤(軌)를 같이하며 상상하기 어려운 상전벽해의 변화가 거듭됐던 반백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진 현장이다. 지난 64년 마산시의 변두리 농경지와 띄...2015-03-27 07:00:00
- [작가칼럼] 삶, 놓치고 싶지 않은- 황시은(시인)
신호등에 불이 들어 왔다. 신나게 달리던 우리의 삶도 잠깐 쉬어가라며 붉은 신호등이 방긋 웃는다. 이렇게 잠깐 멈춰서면 되는 것이다. 좌절된 순간이 기쁨의 시작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곧 초록 등이 밝혀진다는 것을 믿는 이유는 나의 삶에 대한 꿈...2015-03-20 07:00:00
- [작가칼럼] 즐거운 식사 건강한 밥상- 김종영(시조시인)
우리가 하루 소비하는 쌀을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얼마가 될까? 우리나라의 쌀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의 ‘2014년 양곡소비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5.1㎏으로 한 사람이 하루에 밥 두 공기도 소비...2015-03-13 07:00:00
- [작가칼럼] 그럼요. 아무 문제없습니다- 이영옥(시인)
여든을 넘긴 어머니를 집 근처 요양병원으로 모신 지 7개월째.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계신다. 엄마가 저만치서 잘 가라고 손을 흔들고 있다. 등에 달라붙는 아쉬운 눈길. 돌아볼 수가 없다. 승강기는 현실과 비현실을 가르는 깊은 강 같...2015-03-06 07:00:00
- [작가칼럼] 새내기를 위한 붓방아- 한판암(수필가)
모레면 춘삼월이다. 이 봄에 새로운 출발을 위한 설렘과 두려움으로 밤을 지새울 다양한 새내기들에게 말 부주를 해 볼 요량으로 붓을 들었다가 옴짝달싹 못하고 붓방아를 찧으며 밥만 축내던 ‘밥쇠’의 독백이다.
그림을 업으로 하는 동네의 얘기이다. ...2015-02-27 07:00:00
- [작가칼럼] 인지상정(人之常情)- 황시은(시인)
남에 대한 지나친 배려가 피를 부르고 말았다. 대중목욕탕 샤워기 앞에 나란히 앉은 한 어르신의 소지품을 차근차근 정리해 드린다는 것이 그만 잘못하여 나는 피를 흘리고만 말았다. 너무 놀라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나 보다. 내 손엔 피가 뚝뚝 흐르...2015-02-13 07:00:00
- [작가칼럼] 알리바바와 “열려라 한국”- 김종영(시조시인)
“열려라. 참깨”라는 구호는 누구나 한 번쯤 읽었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이야기에 나온다. 주인공 알리바바가 우연히 도적들의 소굴을 들어가는 암호를 듣게 되고 거기서 보물을 훔쳐낸다. 욕심 많은 형이 그 이야기를 듣고 도둑들의 소굴에 들어가지...2015-02-06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