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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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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증보판 출간

“고통받는 사람 더 가까이 못한 것 후회”
일문일답 인터뷰·친필원고 등 추가

  • 기사입력 : 2009-02-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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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3년 12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영세민들을 만나 함께 기도하는 故 김수환 추기경. 연합뉴스

    “내 삶을 돌아볼 때마다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더 가난하게 살지 못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부분이다.”

    고인이 된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기 마지막 몇 년 동안의 이야기를 추가한 회고록이 나왔다. 지난 2004년 출간된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증보판이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기 직전인 지난 2007년 여름 서울 혜화동 주교관에서 7차례에 걸쳐 구술한 것과 친필 글이 추가됐다.

    그는 자신의 불철저했던 ‘사랑’을 탓하면서 “내 전부인 예수 그리스도는 가난한 모습으로 오셔서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들, 고통받는 이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보여주시다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셨다. 그분은 갈대가 부러졌다 하여 꺾지 않으시고, 심지의 불이 하늘거린다 하여 끄지 않으셨다”고 했다.

    김 추기경은 일문일답 형식의 인터뷰에서는 신부가 된 것을 ‘살아오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로 꼽으면서도, “어머니에게 등 떠밀려 신학교에 들어가기는 했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신부 외에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는 질문에는 “결혼해서 처자식과 오순도순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굴뚝에서 저녁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시골 오두막집, 얼마나 정겨운 풍경인가”라고 했다.

    김 추기경은 또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해주길 바라나’라는 질문을 받고는 “참 못난 사람이라고 기억하지 않을까? 훌륭하지는 않아도 조금 괜찮은 구석이 있는 성직자로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는 한데”라고 말했다.

    또 그는 좋아하는 시로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꼽았는데,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되는 서시(序詩)도 참 좋은 시지만 감히 읊어볼 생각을 못했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운 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애송시로는 고은 시인의 ‘가을편지’를, 애창곡으로는 ‘당신을 사랑해’와 ‘저 별은 나의 별’, 그리고 ‘등대’ 등을 소개했다.

    ‘하느님께서 단 하루만 허락하신다면’이라는 질문에 그는 “‘하루는 너무 짧습니다’라고 하소연을 해야 하나?”라고 말한 후 “아니다. ‘하느님 제가 당신을 배반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당신 사랑을 믿으며 당신 품에 들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겠다”고 답했다.

    김 추기경은 친필 원고에서는 “이제 미구(未久)에 맞이할 죽음을 거치면 -부족하고 자격도 없지만- 모든 것을 용서하시는 자비 지극하신 하느님은 당신의 그 영원한 생명으로 나를 받아주실 것이다.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이 누리시는 생명,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는’(묵시 21,4) 그 생명으로 인도해 주실 것이다”라고 했다.

    서영훈기자 float2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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