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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2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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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 써도 상어.고래 안 나타나-마산 `바다이야기' 게임장 르포

  • 기사입력 : 2006-08-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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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오후 7시35분 마산 신포동에 있는 ‘바다이야기’ 게임장. 단층 가건물로 지어진 이곳에 들어서자 어두컴컴한 실내는 바다를 연상케 하는 게임기의 파란 화면과 담배연기 때문에 푸르스름한 안개에 휘감겨 있는 듯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약 150평 규모에 130대의 게임기가 설치된 이곳에는 30·40대의 남성 30여명이 게임을 하고 있었고 핸드백을 품에 안은 채 상품권 수십 장을 손에 쥔 중년 여성도 눈에 띄었다. 이들 대부분은 선 채로 게임기를 응시하고 있었다.

    기자가 빈 자리라고 생각한 곳에 앉자 옆에 서 있던 남성이 “게임 중”이라며 제지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시작’이란 중간버턴 위에 놓인 라이터 때문에 자동으로 게임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빈 자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남성은 이런 식으로 4대의 게임을 혼자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게임장을 찾는다는 한 손님은 “확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대를 돌리는 것”이라며 “예전과 달리 최근들어 이 게임이 언론과 사람들 사이의 핫이슈가 되면서 130대의 게임기가 거의 작동할 정도로 오히려 인기”라고 혀를 내둘렀다.

    구경도 잠시. 자리에 앉은 뒤 지폐 투입구에 1만원을 넣고 게임을 해 보았다. 1만점의 포인트가 쌓였고 상·하로 분류된 게임 화면 중 상단에서 금화가 떨어지면서 하단 화면이 돌아갔다. 1번의 게임에 소진되는 점수는 100점. 슬롯머신처럼 문어와 해삼. 해마 등 바다생물 캐릭터 그림을 맞추는 방식의 릴(reel) 게임이었다.

    10여분이 지났을 무렵. 장내 아나운서의 “98번 손님 축하드립니다. 상어 출현입니다”라는 멘트가 울렸다. 파란색이 아닌 검정색 화면에 상어 2~3마리가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기계음악도 끊어지는 템포의 음산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당첨을 예시하는 징조였다. 이내 ‘센터’의 그림 4개가 일치하면서 ‘런던보이스’의 ‘할렘 디자이어’(Harlem Desire) 노래 후렴구가 터져나왔다. 여자 종업원 2명이 게임기 근처로 다가와 음료수를 건네며 박수 치고 흥분을 한껏 고조시켰다.

    5분 뒤 “14번에서 고래가 나왔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조금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소위 대박을 암시하는 신호. 이윽고 “오픈 이후 최대 배당입니다”는 말이 나왔다.
    궁금한 마음에 옆 손님에게 물으니 “고래는 최소 50만원인데 4배당이라서 200만원을 딴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한 번에 점수가 계산되지 않고 당첨이 계속되면서 2만점의 포인트가 쌓일 때마다 5천원짜리 상품권 4장이 나왔다. 한 게임에 상품권으로 지급되는 경품의 최대액수인 2만원을 넘게 하지 않기 위해 계산된 ‘연타’ 기능이었다.

    5만원을 썼을 즈음. 기자의 게임 화면도 어두워지면서 해파리 무리가 위로 지나갔다. 이것 역시 예시기능. 조금 전 게임을 설명해 준 손님이 “낮과 밤이 있는데 밤이 돼야 무조건 좋습니다. 해파리나 상어 등이 나타나야 당첨이 되는데 이런 것들이 밤에 나오기 때문이죠”라며 친절(?)하게 알려줬다. 그러나 낮과 밤의 반복에도 해파리만 등장했고 상어나 고래는 나타나지 않았다.

    “게임기가 말렸네요”라며 화면을 지켜보던 다른 손님이 말했다. 소지하고 있던 돈을 다 쓰고 일어서자. 이 손님은 “제가 해도 되죠”라며 잽싸게 앉았다. “낮부터 게임을 해 당첨도 됐지만 18만원을 잃었다”는 그는 이해를 바라는 눈치였다.

    마산과 김해 각각 5곳을 비롯하여 도내에는 22곳의 바다이야기 오락장이 영업중이고 최근 들어 ‘바다이야기’와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이 정치쟁점화되면서 오히려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김정민기자 isguy@knnews.co.kr

    [사진설명]  21일 오후 마산의 '바다이야디' 게임장에서 한 시민이 게임을 하고 있다.  /성민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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