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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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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204)

- 그림표 씨 넘다 외쪽 두쪽

  • 기사입력 : 2024-02-21 08: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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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103쪽부터 10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03쪽 첫째 줄부터 셋째 줄에 걸쳐 “다음 그림은 편지의 무게와 요금의 관계를 그린 표이다.”라는 월이 나옵니다. 이 월을 보면 옛날 배움책에서 요즘 흔히 쓰는 ‘그래프(graph)’를 ‘그림표’라고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월에서 드러나듯이 ‘그래프(graph)’는 ‘그린 표’이기 때문에 ‘그림표’라고 하는 것입니다. 여덟째 줄에도 ‘그림표’라는 말이 나오고 그 뒤에 바로 ‘그려라’라는 말이 나옵니다. 요즘 책에서 ‘그래프(graph)’라는 말 뒤에는 ‘그려라’는 말이 뒤따라 나온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실 것입니다.

    둘째 줄에도 나오고 그 뒤에도 여러 차례 나오는 ‘무게’라는 말도 생각해 볼 말입니다. 보시다시피 옛날 배움책에는 ‘무게’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요즘 다른 곳에서는 ‘중량(重量)’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을 봅니다. 아이들이 배우는 배움책에서 뿐만 아니라 나날살이에서도 누구나 알기 쉬운 말을 쓰는 데 마음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일곱째 줄에 ‘농산물 종자’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서 ‘종자’라는 말은 저로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왜냐하면 ‘종자(種子)’라는 말이 토박이말이 아닐뿐더러 아이들한테는 더 쉬운 ‘씨’나 ‘씨앗’이라는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열째 줄에 ‘무우씨’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더라도 ‘농산물 씨앗’이라고 했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둘째 줄에 나오는 ‘소포’라는 말도 좀 다듬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말은 우체국에서만 쓰는 말이지 싶습니다. 우체국에서 쓰기 때문에 뭇사람들이 다 쓸 수밖에 없는 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포(小包)’는 한자를 풀면 ‘작을 소’에 ‘쌀 포’로 ‘작게 쌌다’는 뜻임을 알 수 있고 말집(사전)에서도 ‘조그맣게 포장한 물건’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놓고 볼 때 ‘조그맣게 싼 몬’이라는 뜻을 담으면 되지 싶은데 ‘작다’는 뜻을 바로 드러낼 수 있는 ‘작은’에 ‘싸다’의 이름씨 ‘쌈’을 더해 ‘작은쌈’이라도 해도 되겠고 ‘작다’의 매김꼴 ‘잔’에 ‘쌈’을 더해 ‘잔쌈’도 되겠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슬기를 보태주시면 보다 알맞은 말을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소포’ 뒤에 ‘보내려면’도 나오고 그 다음 줄에 ‘요금’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소포를 보내는 데 드는 삯’이기 때문에 요즘 많이 쓰는 ‘배송료’는 ‘보냄삯’이라고 다듬어 썼으면 하는 바람도 거듭 가져 봅니다.

    104쪽 마지막 줄과 105쪽 넷째 줄과 다섯째 줄, 아홉째 줄에 되풀이해서 나오는 ‘넘지 못함’, ‘넘을 수 없음’과 같은 말도 쉬운 말이라서 좋았습니다. 요즘 다른 곳에서 흔히 쓰는 ‘초과(超過)’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나오는 ‘외쪽’, ‘두쪽’도 ‘단면(單面)’, ‘양면(兩面)’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고 여덟째 줄에 있는 ‘마다’는 ‘매(每)’를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라서 반가웠습니다. 열둘째 줄에 있는 ‘빨리 보내는데’는 요즘 흔히 쓰는 ‘속달(速達)’을 쉽게 풀어 쓴 말이라서 좋았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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