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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1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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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함께경남] ⑦·끝 문화 공급자와 수요자의 만남

“경남만의 콘텐츠 담아주세요, 지역예술 우리가 더 사랑할게요”

  • 기사입력 : 2024-02-18 21: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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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이 없으면 스포츠도 없다’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문화도 다르지 않다. 관객 없이 어떤 문화가 조명받고 발전할 수 있을까. 반대로 문화계를 이끌어가는 실무자가 있기에 관객도 생겨난다. 그렇다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의 문화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면 어떨까. 이들이 만나 나눈 허심탄회한 얘기들이 지역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술 △연극 △오페라 세 분야의 문화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 얘기하는 문화의 어제와 오늘을 들어본다.


    〈미술〉

    공급자: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팀장

    다 같이 향유할 수 있는 전시공간 고민

    더 많은 사람들이 도립미술관으로 오길

    수요자: 민손영(밀양·31)

    사람에 대해 말하는 전시 감명깊어

    쉬운 해설집 통해 장벽 허물어지길


    김: 지난해도 거의 모든 전시를 다 관람하셨다고 했는데, 언제부터 미술전시를 보게 됐나요?

    민: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미술 전시를 다녔어요. 마산에 살았는데 어릴 때는 근처에 마땅히 전시하는 곳이 없으니 서울이나 부산까지 가야 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근데 나이가 들고서는 자연스럽게 가게 되더군요. 어릴 때부터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돼요.

    김: 지난해 가장 좋았던 전시가 있을까요?

    민: 다 기억에 남는데, 사람에 대해 얘기하는 전시들이 좋았어요. 지난해 사회와 사람 간의 관계에 주목을 하는 전시가 많았어요. 특히 지역에 개인이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런 작가들이 많은데, 그걸 조망해주는 미술관이 있으니까 자부심이 생기고 좋죠. 전시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도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거니까, 도립미술관이 그 이름을 위해 많이 노력하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당시 미술관은 사회적 이야기보다는 작품의 미적인 특성을 보는 전시가 많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어요. 확실히 예전에 비해 지금의 미술관이 다루는 얘기들이 달라진 것 같네요.

    민: 개인적으로는 요즘 전시가 더 마음을 울리는 것 같아요. 반면 저는 전시를 갈 때마다 팸플릿을 꼭 챙기는데, 아쉬운 게 다른 미술관도 그렇고 팸플릿 제목에 영어도 많고 글자도 작고, 내용이 어려워요. 시각예술의 의미가 중요해진 만큼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팸플릿을 쉽게 만드는 것도 배리어프리(장벽 허물기)가 될 것 같아요.

    김: 좋은 지적입니다. 디자인적인 문제나, 해외에 전하는 그런 여러 가지 사유로 리플릿에 영어를 자주 쓰곤 하는데 확실히 앞으로 더 쉬운 리플릿을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우리 미술관도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에서 작품을 쉽게 소개하는 종이와 글자가 큰 쉬운 해설집을 만들었어요. 앞으로 이런 해설집을 많이 늘려갈 생각입니다.

    민: 그런 것들을 통해 미술관에 들르는 한두 사람이라도 내면에 어떤 자극이 왔다면 충분히 성공한 것 같아요. 저는 작품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는데, 도립미술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해요.

    김: 저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에 오길 바랍니다. 미술관이 기존에 해오던 고유한 업무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도민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의 과제인 셈입니다.


    〈연극〉

    공급자: 장종도 경남연극협회 사무국장

    ‘우리동네 이야기’가 지역 연극 강점

    지역민 공감할 수 있는 무대 만들 것

    수요자: 정한나(창원·34)

    가족·노년들의 이야기 다룬 연극 신선해

    지자체가 지역연극 홍보·지원 앞장서야


    장: 지난해 41회 경남연극제 관객심사단으로 참여해주셨죠. 연극제는 처음 접해보셨을까요?

    정: 함안에서 했던 40회 경남연극제를 통해 처음 연극제를 접했어요. 근데 지난해 연극제가 창원에서 개최한다고 하고 관객심사단도 모집한다고 하니까, 이때는 내가 무조건 가야겠다 싶어서 신청했죠. 연극을 14일 동안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경남에서 정말 드물다고 생각했거든요.

    장: 지난 연극제에서 좋았던 점이나 고쳐야 할 점들은 있었을까요?

    정: 저는 다 좋았어요. 특히 지난 연극제에는 가족을 주제로 한 내용이 많이 나왔는데 저는 노년의 연애를 다룬 내용들이 좋았어요. 지역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잖아요. 100세 시대를 사는 만큼, 노년의 삶 속에 무언가 또 다른 즐거움이 있을 것 아니에요. 그 부분을 잘 찾아서 연극으로 선보였기에 젊은 세대인 저에게 굉장히 신선했고,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장: 지난해에는 가족을 주제로 한 연극이 참 많았어요. 제가 소속한 극단 미소도 가족을 주제로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요즘 제 화두가 ‘고향’이에요. 많은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데 낭떠러지에 봉착했을 때 돌아갈 곳은 가족밖에 없으니까요. 불신의 시대 안에서 가족의 중요성이 대두되죠.

    정: 그런 트렌드에 또 지역성이 있는 것 같아요. 지역 연극에서는 빠질 수 없는 강점이죠.

    장: 맞아요. 지역 연극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보자면, 지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속한 극단 미소의 경우 창원에 있으니까요. 창원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감수성은 서울 사람들이랑 다른 거죠. 그러니까 ‘우리 동네의 이야기’가 바로 지역 연극의 가장 큰 강점이죠.

    정: 그렇기에 더 많은 경남 사람들이 지역 연극을 사랑해줬으면 하는데요. 홍보와 정보 전달이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경남에서 활동하는 극단의 일정이나 배우들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사이트가 따로 있을까요?

    장: 인터넷에 경남연극협회라고 검색하면 저희 사이트가 있어요. 그곳에 회원 정보가 있긴 합니다만, 배우 프로필 자체는 없어요. 홍보와 정보 전달 이런 게 정말 중요하긴 하지만 전담해서 맡을 인력이 마땅히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한계입니다.

    정: 어디든 연극인들이 참 힘드니까요. 현대 사회에서 문화예술이 중요한 요소인 만큼, 지자체가 나서서 문화의 큰 역할을 이어가는 연극인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주거나 지원에 앞장섰으면 좋겠어요.


    〈오페라〉

    공급자: 정인숙 경남오페라단 총감독

    지역만의 콘텐츠로 작품 만들고

    유명 오페라 도민에 선보이고파

    수요자: 권병두(창원·56)

    지역 특성 담은 경남오페라단

    문화 저변 넓혀주는 역할 기대


    정: 저희 공연을 언제 처음 보셨는지 궁금해요.

    권: 지난 2013년 10월에 했던 정기공연 ‘라 트라비아타’로 처음 오페라단 공연을 접했죠. 제가 1998년에 창원으로 와서 치열하게 일만 하다가 2012년부터 문화 공연을 보게 됐는데 경남에 오페라단이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런데 그 퀄리티가 수도권 공연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았고 너무 즐거웠어요.

    정: 오페라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요. 오페라만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실까요?

    권: 오페라가 예술의 원형이라 생각해요. 오페라를 통해 뮤지컬도 생기고 극도 생기고 그랬으니까요. 가장 큰 매력은 원작자의 대본과 악보는 한 가지이고 그걸 반복하더라도 항상 다르잖아요. 연출도, 부르는 배우도 다르니까요. 거기다 경남오페라단은 지역의 특성을 넣기도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오페라 극에 누비자를 넣는다던가요.

    정: ‘사랑의 묘약’ 때였죠. 그때 극중 떠돌이 약장수 둘카마라가 출연하는 장면에 누비자를 넣었어요. 또 당시 함안으로 옮겨간 39사단 군악대가 특별 출연하기도 했고요. 관객들 반응이 참 좋았어요.

    권: 다른 곳에서는 지역에 대한 내용을 오페라에 넣지 않으니까요. 그게 지역 관객에게 경남 오페라단이 강점이 될 수 있고요. 경남에서는 볼 수 없는 문화를 향유하도록 돕는 것에 더해, 경남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넣는 것이죠.

    정: 사실 지역에 있는 오페라단으로서 지역 콘텐츠로 작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논개’는 우리 지역의 최천희 지휘자가 작곡을 하고 김봉희 작가가 대본을 쓴 창작 오페라지요. 그러나 또 경남에서는 볼 기회가 적었던 유명한 오페라들을 선보이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이거든요. 계속 드는 고민들이죠.

    권: 어느 방향이든 경남 오페라가 문화의 저변을 넓혀주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예전에 오케스트라 활동을 했는데, 병원에서 공연을 하니까 음악 공연을 처음 접한 분들이 고맙다고 손을 꼭 잡아주시더라고요. 문화라는 것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것 같아요. 어느 경로를 통해서든 한 번 오페라단을 알게 된다면 그 매력에 푹 빠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 기회의 장을 경남오페라단이 만들어 줬으면 해요.

    글·사진=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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