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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4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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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맨드라미 단상- 강지연

  • 기사입력 : 2022-09-22 09: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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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보면 내 자리는

    언제나 후진 박토


    등을 댈 수 없이

    짧아져간 볕살사이로

    응혈진 살점을 삼키면


    무지랭이 속 안타까움만

    늘 물레소리 그리운

    고향길로 가고


    부딪쳐 흐르는 마음 속

    절망까지 모두 불살라야지


    붉히고 눈 뜬

    선홍빛 벼슬 위로

    백로의 하늘이 멀다.


    ☞ 고향을 떠올리는 이미지들은 많고도 많다. 초가집과 박꽃과 싸리문과 한가위 등 많고도 많다. 맨드라미도 그 중 하나다. “언제나 후진 박토”에서 선홍빛 벼슬이 생각만 해도 가슴이 쏴-해온다.

    가을이면 하늘은 높고, 높은 하늘의 뭉게구름을 올려다보면 “무지랭이 속 안타까움만/ 늘 물레소리 그리운/ 고향길로” 달려가지만 현실은 늘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종종걸음만 친다. 제자리걸음에 마음만 바쁘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다.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시기로 농가에서는 백로 전후에 부는 바람을 유심히 관찰하여 풍흉을 점친다. 이제 한가위도 백로도 지났다. 내일 모레면 추분이다. 가을이 하마 깊어가고 있다. -성선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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