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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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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생활이라는 미적 행위- 김종원(경남도립미술관장)

  • 기사입력 : 2022-09-20 19: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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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에 서울에서 세계 3대 아트페어 중의 하나인 ‘프리즈’가 장을 열었고, 같은 시기에 한국 화랑협회에서 주최하는 미술품 장터인 ‘키아프’도 개최돼 국내외적인 관심을 집중시켰다. 매출액의 단위도 놀랄 만하지만 미술애호가와 일반 관람객의 호응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도 연일 보도의 대상이 됐다. 미술품의 시장성이 날로 제고되는 작금의 상황을 보면서 어쩌면 미술품 거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경제성장을 혹시 기대해 봄직도 하다고 지레짐작을 해보기도 한다.

    미술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단순히 미술품에 대한 애호 심리를 넘어서 미술의 사회적 공효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음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공공 미술관이거나 상업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관람객이 줄을 서서 감상을 즐기는 모습을 공공연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호기심에서 또는 보도기사의 유혹성에 경도돼 관람의 대열에 합류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어찌 됐든 고무적인 현상으로 파악된다.

    미술이란, 미술품이란 결국 미(美)를 중심에 둔 행위이거나 그 결과물로서의 작품을 말하는 것이다. 그 작품이 감상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작품의 형식과 내용이 ‘미’를 창출해 인간에게 심리적 정서적 이로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연 미술과 미술 작품의 본질인 미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인식이 사실 선행돼야 그와 같은 열렬한 대중의 관심과 엄청난 호환적 가치성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을 것이다.

    미(美)란 자연의 합법칙성인 진(眞)과 인간의 합목적성인 선(善)이 통일과 조화를 이루어 창출된 추상적 개념으로서 감성과 이성의 상호 침투한 결과적 존재이다. 감성의 극단은 동물성이고 이성의 극단은 기계성이다. 이 양단을 조화한 인성의 최선이 바로 미라는 것으로 어쩌면 중용적 최고의 경계다. 미술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인성에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음악과 함께 인간의 현실적 이상과 함께 초월적 영원성을 직시하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종교가 이제 그 기능을 상실한 지점에서 이를 대신할 그 무엇을 찾는다면 ‘미’가 그 역할을 할 만하다고 근대 중국철학자 채원배는 주장했다.

    경남도립미술관의 건립은 2004년으로 올해 18년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보아도 상당히 일찍 개관해 도민에게 미적 향유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술관의 기능은 작품 수집, 연구, 전시, 교육이 그 중요한 사업이다. 이를 위해 지역을 포함한 국내적 미술의 동향과 국제적 미술의 경향을 살펴 연구하고 전시 기획을 통해 지역의 사회적 현상에 대한 조언과 미래적 방향성을 제공한다. 이렇듯 미술관은 단순히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장소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연구기관인 것이다. 미술품의 수집과 그 연구 전시방향은 미술작가와 작품의 미술사적 가치, 미학적 가치, 미디어적 가치, 사회적 가치가 그것으로 미술품이 세대를 넘어 기억될 역사성을 갖고 있는지, 철학적 사유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대중에게 어떻게 얼마나 이해되는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역할의 정도에 대한 것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미술작가들의 현재적 사유 체계와 제작된 작품의 경향은 미술관 학예연구사의 객관적 연구 대상으로 그것에 대한 심미적 연구 결과로서 전시에 초치되는 것이고 수집대상이 되며, 관람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칼 막스는 “인간은 미의 법칙에 따라 조형한다”라고 했다. 즉 모든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미적 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말하자면 일상생활의 모든 행위 자체가 미적 활동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이 일상이라는 우리의 심미 행위를 직시하면서 미술품을 바라보면 그 존재 가치는 자명해진다 하겠다. 신의 영역에서 벗어나 인문(人文)을 이룬 인간이 다시 신의 영역을 살피는 일이 미술에서 이루어지는 시기가 도래한 것은 아닐까? 근래 미술에 대한 세간의 열정이 그것을 웅변하고 있는 듯하니 이제 미술관을 자주 찾을 일이다.

    김종원(경남도립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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