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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3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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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보름달같이 큰마음- 한삼윤(창녕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2-09-18 19: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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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다음으로 큰 명절이 추석이다. 신라시대엔 ‘가배’라고 불렀다. 가배란 ‘가운데’란 뜻으로 가을의 중심이다. 추석을 한가위 또는 중추절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이맘때만 되면 느끼는 게 있다. 바로 ‘뿌리에 대한 인식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서양에선 가족을 ‘패밀리(Family)’라고 부른다. 어원은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영문 첫 글자들을 합성한 단어라고 한다.

    양대 명절인 설날과 추석연휴에 온 민족이 어김없이 고향을 찾거나 조상님과 가족을 생각하는 연유는 뭘까? 그건 곧 뿌리에 대한 본원적인 관심과 사랑일성 싶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 나의 존재에 대한 바탕이 없어지면 나도 없다는 끈끈한 뿌리의식이 민족의 대 이동을 만들어낸다. 임인년(壬寅年) 추석 시에도 예외가 없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주춤했던 고향 찾기가 다소 되살아난 느낌이었다.

    달은 볼 때마다 모습을 달리한다. 육안으로 보면 초승달, 반달, 그믐달 등 각기 모양이 다르다. 하지만 실제는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보름달이다. 다만 지구에 가려 겉모습이 달라졌을 뿐이다. 조선 중기 4대 문장가 중 한 사람인 상촌(象村) 신흠(申欽)선생의 한시 구절이 떠오른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바탕이 본래 그대로 남아있다(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는 것이다. 현상은 수없이 바뀌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든 현상에는 필히 본질이 숨어 있다(物必有本/물필유본). 그 숨어있는 본질을 보게 되면 사회적 갈등과 다툼이 훨씬 줄어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본질은 언제 어디서나 늘 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넓디넓은 바다엔 수많은 파도가 쉴 새 없이 일어난다. 파도가 아무리 요란해도 바다 자체는 잠잠하다. 본질에서 보면 모두가 하나다.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 했다. 현상의 문제는 본질로 가면 해결된다. 가을의 중심을 맞아 좁쌀이 아니라 보름달같이 큰마음으로, 조상님과 가족,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 볼 일이다.

    한삼윤(창녕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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