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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4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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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부영 임대주택 부당이득 소송 제자리, 왜?

모호한 ‘건축비 산정 규정’이 문제… 10년째 갑론을박

  • 기사입력 : 2022-09-13 20: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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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부영 임대주택 분양전환 가격이 과다 산정됐다는 소송이 처음 제기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파기환송심에서 부영 측은 분양전환가격에 포함되는 건축비에 추가 비용이 있고 부당이득금 받을 자격이 되는 원고 적격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아파트전국회의 부영연대(이하 부영연대)는 부영의 억지 주장으로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무관심해 일이 커졌다는 건설업계 내부의 비판도 나온다. 이 오래된 갈등의 핵심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경남 9월호에 담았다.

    부영아파트 전경./경남신문DB/
    부영아파트 전경./경남신문DB/

    ◇분양전환가격 책정은?= 이번 사건은 옛 임대주택법을 적용받는다. 이 법에 따라 분양전환가격은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의 평균 금액(건설원가+감정평가금액/2)으로 산정된다. 건설원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는 최초 입주자 모집당시의 주택가격이다. 이는 다시 건축비와 택지비로 나뉜다. 건축비가 커질수록 분양전환가격은 높아지는 구조다.

    부영 임대주택의 경우 민간 사업자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라는 점에서 이윤 추구라는 가치도 끼어들게 돼 있다.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부영주택의 최근 6년(2016~2021년) 매출액 중 임대아파트 분양수익 매출은 2조 3990억원으로 전체의 26.6%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의 이윤 추구와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공공의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과거에는 임대주택사업자가 건축비를 산정할 때 법적 상한선인 표준건축비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치로 설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임차인들은 표준건축비는 말 그대로 상한선일 뿐 실제로 투입된 건축비로 계산해야 한다고 맞섰다.


    ◇대법원 “표준건축비, 건설원가 아니다”=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건축비를 ‘실제로 투입된 건축비’로 봐야한다는 취지로 판결하자 전환점이 된다. 옛 임대주택법 시행규칙에 건축비의 상한선은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는 ‘표준건축비’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건축비를 상한선인 표준건축비로 할 것인지 공사 과정에서 실제 투입된 건축비로 할 것인지 법에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판결문의 핵심 내용은 법에 명시된 표준건축비는 건축비의 상한선을 나타내는 기준일 뿐 건설원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분양전환가격 구성 항목 중 건설원가는 표준건축비가 아닌 실제 건축비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이다. 결국 이 판결이 나온 이후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소송이 제기됐다.

    2012년 첫 소송 후 2020년 판결
    2년째 파기환송심 진행 중

    임차인에 유리한 판결났지만
    분양전환가격 규정 미흡해 갈등
    부영 “원고적격 다시 확인해야”
    부영연대 “의도적 재판 지연”

    이병준 교수 “건축비 규정없어 판결 구체화 어려워” 주장
    부실한 법·사회적 책임 문제도

    2007년 부영아파트 임차인대회표의는 주민설명회를 열고 문제 해결을 논의했다./부영연대/
    2007년 부영아파트 임차인대회표의는 주민설명회를 열고 문제 해결을 논의했다./부영연대/

    ◇“부영 부당이득 규모 1000억원”= 도내 부영 임대주택의 부당이득 반환소송은 2012년 처음 제기됐다. 1심인 창원지방법원 제5민사부는 건축비는 표준건축비가 아니라 취득세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하며 임차인 측 손을 들어줬다. 취득세 과세표준은 법인장부인 공사원가명세서를 기초로 한 것으로 각종 비용이 항목별로 포함돼 있어 실제 건축비를 산정할 기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심 결과 취득세 과세표준이 아닌 건축비 감정결과가 건축비 산정 근거로 인정되며 부영에 유리한 판결이 나왔다.

    상고심에서는 다시 뒤집혔다. 2020년 대법원은 건설원가 산정의 기초가 되는 건축비를 감정가가 아닌 ‘실제 투입된 건축비’로 봐야한다는 취지로 판결함에 따라 현재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다. 또 대법원은 실제 투입된 건축비를 산정하는 데에 기초가 되는 증거를 취득세 과세표준으로 한다는 1심 판결을 재확인했다.

    결국 1심의 판결로 돌아온 셈인데 1심 판결문을 통해 대략적인 부당이득금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아직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어 이 금액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도내 부영 임대주택의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 중 김해시 대청동 갑오마을6단지 부영아파트 사건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부영은 아파트의 세대별 분양전환가격을 9415만 5000원으로 정했다. 재판부는 이 가격을 취득세 과세표준에 따라 다시 산정했고 세대별 정당한 분양전환가격은 6463만 4565원이고 2952만 435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임차인 측은 청구한 금액인 600만~2000만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구당 평균 1000만원 수준이다. 전체 가구가 소송에 참여하지는 않아 부영연대는 전국적으로 부당이득금 반환 전체 규모를 1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2013년 8월 부영연대와 창원시 진해구 청안동 부영3차아파트 임차인들이 창원시청 앞에서 감정가가 과다 책정됐다며 항의하고 있다./경남신문DB/
    2013년 8월 부영연대와 창원시 진해구 청안동 부영3차아파트 임차인들이 창원시청 앞에서 감정가가 과다 책정됐다며 항의하고 있다./경남신문DB/

    ◇부영연대 “부영, 의도적 재판 지연”= 도내 부영 임대아파트의 부당이득금반환청구 소송은 지난 2020년 8월 대법원 판결 이후 2년째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다. 첫 소송이 제기된 시점을 따지면 10년이 지났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파기 이유에 따라 판결되므로 길게 잡아도 1년 이내에 끝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2년이 지났음에도 결론이 나지 않아 부영연대는 부영이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영연대에 따르면 파기환송심에서 부영 측이 제시한 논리는 취득세 과세표준 신고 시점 이후에 건축비에 포함될 수 있는 비용이 더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분양전환 당시 임차인 세대가 전원 무주택자가 맞는지 원고적격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도 쟁점이다.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전체 원고와 세대원의 과거 임대기간 중 주택소유 유무를 행정청에 조회 요청했고, 이를 분류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것이 부영연대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부영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드릴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과거 부영 관계자는 여전히 임차인 측이 힘든 싸움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과거 관계자는 “현직에 있을 때 이 문제를 접한 적이 있다. 법 해석 여지가 있어 부영 측이 완전히 불리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회장은 법대로 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고문으로 고위 법조인 출신을 앉히는 등 법적 대응에 철저해 부영은 쉽지 않은 상대이다”고 말했다.

    이영철 부영연대 대표가 지난 8월 부당이득 반환 소송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이영철 부영연대 대표가 지난 8월 부당이득 반환 소송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미흡한 법·과도한 이윤 추구가 문제 키워= 건축비와 관련된 논란은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아직 시원하게 해결이 안 됐다. 옛 임대주택법에 건축비를 구성하는 요소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또 건축비 산정에 갈등이 발생할 경우 시비를 가릴 수 있는 규정도 없다. 이 때문에 파기환송심에서도 ‘실제 투입된 건축비’에 추가될 수 있는 비용과 관련된 다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발표된 이병준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공법에 의한 가격산정과 사법상의 부당이득’ 논문을 보면 이 문제를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 요지는 법에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의 ‘실제로 투입된 건축비’도 구체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판결이 이후 판결에 인용되며 판례를 통해 법의 미비점을 보완해 해석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이 교수 논문의 주장이다.

    이영철 임대아파트전국회의 부영연대 대표는 “이 모든 갈등이 법 때문에 발생했다. 주택법은 처벌 규정을 비롯해 절차들이 매우 명확하게 돼 있으나 반면 임대주택법은 너무 부실했다”며 “법의 허점이 임대 사업자에게 막대한 이득을 볼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내에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법을 떠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 했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깊어지진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도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민 대상의 임대주택사업을 하면서 임대보증금, 임대료, 분양전환 등의 부분에서 부영은 이윤 추구에만 몰두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며 “그럼에도 부영은 지금과 달리 과거에는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소홀했다. 하다못해 재투자를 통해 부영의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건물의 유지·보수·개선에라도 철저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고 본다. 이 때문에 사회적인 질타를 받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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