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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2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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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여기 어때] 비 오는 날 걷고 싶은 길 ‘창원 편백숲 浴(욕) 먹는 여행’

비 와도 좋아? 비 와서 더 좋아!
운치는 거들 뿐… 가을로 직진

  • 기사입력 : 2022-08-25 20: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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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 비가 오는 날이었다. 비 오는 날에 걸을 수 있는 길을 찾다가 ‘창원 편백숲 浴(욕) 먹는 여행’ 코스가 있다고 해 여정에 나섰다.

    지난 24일 새벽부터 오던 비는 오전까지도 천둥, 번개를 동반하고 거세게 내렸다. 괜찮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진해로 향했다.

    경화시장에서 콩국수를 한 그릇 먹고 여좌천으로 나섰다.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산책로에 노랗게 물든 벚나무 잎이 떨어져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산책로에 노랗게 물든 벚나무 잎이 떨어져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성승건 기자/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후 벚꽃 명소로 워낙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몇 번이나 와봤지만 비 오는 날은 또 다른 운치가 있다.

    특히 놀랐던 점. 이곳은 계절을 앞질러 있다. 지난봄 분홍빛으로 가득했을 이곳은 이제 노란 낙엽이 제법 떨어져 있어 가을 정취가 물씬하다. 아직 한낮에는 덥기도 하거니와 여름의 초록빛이 여전한데 여좌천에는 벌써 가을이 왔다. 산책로에는 노란 낙엽이 내려앉아 있고, 물소리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여좌천 에코힐링센터에 들러 코스에 대한 설명도 듣고 지도를 챙겼다. 1구간의 시작이다.

    비도 잦아들고 보슬비로 바뀌더니 이제 곧 개일 것 같다. 역시 여러 번 왔었지만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언제 와도 좋다. 아직 물웅덩이가 조금 남아있지만 어느새 걷기 좋은 길이 됐다. 오히려 자박 자박 발자국 소리가 흥을 돋운다. 이곳은 벚꽃과 단풍 명소로 소개하고 있지만 어느 계절이든 어떤 날씨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성승건 기자/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성승건 기자/

    여운을 뒤로 하고 여좌천을 따라 장복산으로 향한다. 도로를 가로질러 조금만 올라가면 창원편백치유의 숲이다. 여기서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체험해도 좋지만 길을 재촉한다. 삼밀사까지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몇 발짝만 가면 뜻밖에 작은 폭포가 반긴다. 바위를 타고 내리는 폭포를 뒤로한 채 다시 길을 오른다. 이제는 비가 거의 그치기도 했지만 바닥엔 자갈이 깔려 있어 비 오는 날 혹은 비 개인 오후 걷기 딱 좋은 길이다.

    부슬부슬 비 내리는 창원편백치유의 숲./성승건 기자/
    부슬부슬 비 내리는 창원편백치유의 숲./성승건 기자/

    다시 나온 갈림길 오른쪽은 편백숲이다. 새 소리, 풀벌레 소리, 가끔 나무를 스치는 바람 소리 외에는 고요하기까지 하다. 시내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데 전혀 다른 세상이다. 편백나무들 사이에 멋진 가지를 드리운 고목이 눈에 띤다. 나무 위에 집도 지을 수 있을 듯 커다랗고 굵은 가지가 몇 갈래나 뻗어 있다.

    다시 산을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숲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진해 바다가 빼꼼 고개를 내민다.

    오르막이 있긴 해도 이제부터는 능선을 따라 가는 길이다. 하늘마루와 장백산 누리길 편백숲쉼터까지 지나면 내리막이고 안민고개에 다다른다. 안민고개는 워낙 유명하지만 보고 또 봐도 경치가…. 하늘마루도 진해시가지와 진해만을 모두 볼 수 있어 그야말로 가슴이 탁 트이는 곳이다.

    안민고개에는 에코힐링센터가 또 있다. 이제부터 2구간의 시작이다. 장복산을 지나 웅산으로 이어지는 2구간은 그야말로 숲길이다. 1구간도 좋았지만 2구간도 못지않다.

    생태해설사 박신희씨는 “1구간은 데크가 있고, 2구간 역시 길이 좋아 비 오는 날에도 찾는 이들이 많다”며 “2구간은 숲이 빽빽해 한여름에도 즐겨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2구간을 한참 걷다 오르막 끝 지점엔 황톳길이 있다. 잠시 신발과 양말을 벗고 황토를 두 발로 내딛다 보면 피로가 조금 풀리는 것 같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황토길 끝에는 발을 씻을 수 있는 곳이 따로 마련돼 있다. 그 옆에는 약수터도 있다.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그 옆 정자에서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 소리와 함께 잠시 쉬었다 간다.

    창원시 진해 드림로드를 찾은 시민들이 편백나무 사이 황톳길을 걷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진해 드림로드를 찾은 시민들이 편백나무 사이 황톳길을 걷고 있다./성승건 기자/

    다시 길을 나서면 청룡사 에코힐링센터가 있고 곧 내리막이 시작된다. 해군쉼터와 해병훈련체험 테마쉼터를 지나 진해드림파크에 이르면 2구간의 끝이자 3구간의 시작이다. 3구간은 평지인데다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다.

    진해해양레포츠센터를 끼고 진해만을 따라 걷는 길이다. 진해루에서 잠시 쉬고, 속천항을 지나면 진해 시가지를 따라 걷는 길이다. 제황산공원에 오르면 진해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으니 꼭 들러보길 권한다. 인근에 진해중앙시장 에코힐링센터가 있다.

    평지이고 시가지라 해도 진해는 볼거리가 참 많은 곳이다. 근대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진해시내는 그 자체로 역사문화의 현장이다. 진해근대역사문화 투어 프로그램도 따로 마련돼 있다. 진해역을 지나 조금만 오르면 출발점인 여좌천이다.

    ‘편백숲 욕먹는 여행’ 코스는 생태관광 해설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사전에 예약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5인 이상 단체 신청시에는 동반해설도 가능하다.

    여좌천 에코힐링센터를 시작으로 3개 구간 15곳을 완주하면 기념품을 제공하는 스탬프 투어도 운영한다. 1구간이나 2구간을 완주해도 완주기념품을 증정하고, 전 구간을 완주하면 기념품과 함께 완주 증서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편백숲 욕먹는 여행 코스의 미덕(?)은 어느 한 곳을 정해 곧장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차로 갈 수 있는 중간기점이 많다는 뜻이다. 3구간 곳곳은 물론이고, 창원편백치유의 숲, 삼밀사, 안민고개, 청룡사 등은 차로 갈 수 있어 그곳부터 양쪽 어느 구간이라도 택해 즐길 수 있다. 비 오는 날에도 걷기 좋은, 아니 비가 와서 더 좋은 길이다.

    해설 안내와 예약은 여좌천 에코힐링센터로 하면 된다. 인터넷 예약은 창원관광 홈페이지.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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