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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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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938) 신구호설(信口胡說)

- 입에서 나오는 대로 어지러이 이야기한다

  • 기사입력 : 2022-07-19 08: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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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히 “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 직업도 대학교수고, 제일 힘든 직업도 대학교수다”라는 말을 한다.

    대학교수 노릇을 대충 하려고 하면 쉽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옳게 하려면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 것이다. 대충 준비하여 1주일에 10시간 정도 강의하고, 승진에 필요한 최소한의 논문 2, 3편 쓰면 교수 자리를 정년 때까지 유지할 수 있다.

    옳게 교수 노릇하려면, 하루 24시간 다 투자해도 모자란다. 강의 1시간을 준비하기 위해서 아무리 많이 준비해도 충분할 수는 없다. 논문 1편 쓰기 위해서도 아무리 자료를 많이 준비하고 계속 수정 보완해도 만족할 수는 없다. 전공 분야에 대한 국내 연구동향은 물론이고, 국제적인 연구동향도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자료 수집에 필요한 경비도 적지 않게 든다.

    대충 교수 노릇하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옆에서 보면 존경심이 저절로 일어나도록 전력투구해서 충실히 해 나가는 교수들도 많이 있다.

    강의를 마치고 나면 언제나 부족한 것과 잘못 이야기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만족할 수가 없다. 학회 등에서 논문 한 편 잘못 발표했다가는 사방에서 매서운 공격을 받는다. 틀린 번역은 평생의 꼬리표가 된다.

    그러니 대학교수는 언제나 자기 전공분야에 대해서 열심히 노력하여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더구나 교수는 교육자이기 때문에 잘못된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면 학생들을 망칠 수가 있다.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과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이 같은 해에 태어나 같은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비교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두 선생이 1501년 같은 해에 우리 조선에 태어난 것을 두고 실학자 성호(星湖) 이익(李瀷) 선생은 ‘하늘의 뜻’이라 했다. 두 선생이 깊이 있는 학문을 해서 많은 제자를 길렀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학문이 있는 나라, 도덕적으로 수준 높은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대학교수들이 남명과 퇴계를 비교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로 화합되게 이야기하지 않게 대립적으로 이야기해 갈라 놓으려는 사람이 많다. 신문, 방송, 강연, 요즈음 유튜브 등에서 두 선생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정확하게 알고서 진면목을 밝히는 사람이 드물다. 문집을 보고 깊이 있게 연구한 결과가 아니고, 짐작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틀린 부분이 너무나 많다.

    최근에 어떤 교수가 강연에서, “남명선생은 실천을 중시했는데 퇴계선생은 공리공론만 일삼았고, 그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라는 엉터리 이야기를 퍼뜨리더라고, 강연을 들은 사람이 필자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교수라 할지라도 자기가 아는 만큼만 이야기해야 하고, 모르는 분야는 미리 철저히 준비해서 이야기해야지, 입에서 나오는 대로 틀린 이야기로 많은 사람을 오도해서는 안 된다.

    *信: 믿을 신, …에 맡겨서.

    *口: 입 구. *胡: 오랑캐 호.

    * 說: 말씀 설.

    동방한학연구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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