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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0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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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여기 어때] 김해의 뷰 맛집 ‘분산성’

탁 트인 전망에 환상적 노을, 김해평야와 시가지가 한눈에… 아이(eye), 좋아!

  • 기사입력 : 2022-07-07 20: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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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산 정상에 있는 둘레 923m·폭 8m 성벽

    해질녘 노을·야경 일품… SNS ‘뷰 맛집’
    ‘올 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에도 선정
    가벼운 등산·나들이·데이트 코스로 딱


    “김해에서 풍광이 가장 좋은 곳은 어디입니까?” 외지인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당신은 어디를 추천할 것인가.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순 있겠지만 김해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찐 김해사람이라면 ‘분산성’을 빼놓지 않으리라 본다.

    김해시가지인 어방동과 동상동을 양분하고 있는 분산(분성산, 327m) 정상에 위치한 분산성은 둘레 923m, 폭 8m 정도로 쌓은 성벽이다. 이미 SNS에서 ‘뷰 맛집’으로 인기를 끌 만큼 전망이 확 트여 있다.

    분산성 성벽에서 바라본 김해 시가지와 노을.
    분산성 성벽에서 바라본 김해 시가지와 노을.

    남으로는 김해평야가 내려다 보이고 서쪽으로는 김해시가지와 양동산성, 그 뒤로는 창원까지 한눈에 들어오며 야경도 좋다.

    특히 해 질 무렵 환상적인 노을은 유명하다. 그래서일까. 지난 6월 이곳은 한국관광공사의 ‘올 여름 시즌 비대면 안심관광지’에 선정됐다.

    산 정상부에 있지만 접근성도 좋아 가벼운 등산으로, 아니면 근처까지 차를 몰아 닿을 수도 있다.

    분산성에서 바로 본 김해 시가지 전경.
    분산성에서 바로 본 김해 시가지 전경.
    분산성에서 바로 본 김해 시가지 야경.
    분산성에서 바로 본 김해 시가지 야경.


    사적 제66호 ‘역사 이야기’도 한보따리

    고려 말 김해부사가 왜구 침입 막으려 쌓아
    임진왜란 때 무너져 방치되다 고종 때 재건
    인근 사찰 ‘해은사’엔 가야 설화로 가득


    이곳은 탁 트인 경치와 노을도 좋지만 사적 제66호로서 역사적으로도 이야기가 한보따리다. 고려 말 잦은 왜구의 참략으로 읍성이 함락되고 수많은 백성이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다. 조정에서는 박위(?~1398년)를 김해부사로 내려보낸다. 훗날 고려 창왕 때 대마도 정벌을 주도하고 이성계를 도와 위화도 회군을 성공시킨 명장이 된다.

    박위 부사는 “왜의 세력이 갈수록 거세져 백리의 바다를 사이에 두고도 해를 입는데 하물며 해변의 고을은 물로 그 경계를 둘렀으니 곧 죽음의 땅이다. 진실로 험한 요새가 아니면 안된다”며 산성을 쌓았는데 그 성이 바로 ‘분산성’ 이다.

    기록에는 옛 산성을 보수해 확장했다고 전하며 이로 미루어 최초 축성 연대는 가야시대로 추정된다. 성 안에는 녹산(부산 강서구)~분산(김해)~봉하(김해 봉화산)의 봉화 신호를 잇는 봉수대와 큰 북이 있었는데 이 북은 성의 남쪽 벼랑 위에 매달아 적이 침략했을 때 백성들이 성으로 피신할 수 있도록 알리는 도구로 사용됐다. 훗날 북이 매달린 봉우리를 ‘북을 치는 봉우리’라 해서 ‘타고봉(打鼓峰)’이라 부르기도 했다.

    분산성은 임진왜란(1592~1598년) 때 무너져 방치되다 고종(1852~1919년) 때 부임한 정현석 부사에 의해 재건된다. 당시 조선은 서양열강의 문호개방 압력과 메이지유신을 단행한 일본의 침략 야욕 앞에 풍전등화의 위기였다.

    정 부사는 흥선대원군에게 분산성 보수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고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이후 전국에 척화비를 세우는 등 결사항전을 준비하던 대원군은 일본과 가까운 위치의 분산성 보수와 함께 친히 이름을 내린다.

    왜적을 물리치는 전진기지로 ‘만 길이나 되는 높은 대’라는 의미의 ‘만장대’라는 친필휘호와 그의 인장은 봉수대 뒤 바위에 새겨져 전해져온다. 그래서 분산성을 만장대라는 장대한 이름으로 기억하는 이가 아직도 많다. 그리고 성 내 충의각에는 박위 부사와 정현석 부사, 흥선대원군의 이러한 공덕을 기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분성산 정상에 있는 분산성 성벽./김해시/
    분성산 정상에 있는 분산성 성벽./김해시/
    분성산 정상에 있는 분산성 봉수대./김해시/
    분성산 정상에 있는 분산성 봉수대./김해시/


    분산성 인근에도 볼거리·먹거리 많아

    김해 대표 관광시설 ‘가야테마파크’
    여름철 입맛 사로잡는 산성오리마을
    일반에 개방된 김해천문대 등 인기


    분산성이 있는 분산에는 여기저기 둘러볼 곳도 많다. 먼저, 분산성과 가까운 곳에 가야 설화 가득한 해은사(海恩寺)라는 사찰이 있다. 사찰 이름은 인도 아유타국에서 건너와 수로왕과 혼인한 허왕후가 인도에서 무사히 바다를 건너왔기에 풍랑을 막아준 바다의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다른 사찰에서 찾아볼 수 없는 대왕전(大王殿)이라는 전각이 있는데 대왕이란 수로왕을 의미하며 전각 내부에 수로왕과 허왕후의 영정이 모셔져 있어 이채롭다.

    또 영험한 봉돌이 있는데 이 봉돌을 어루만지면 10명의 왕자를 낳은 허왕후의 기운을 받아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분산성 노을은 ‘왕후의 노을’이란 별칭을 갖게 됐다.

    분산성 아래로는 김해 대표 관광시설인 가야테마파크가 있고 넓은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어방동 방면에서 가야테마파크로 올라오다 보면 닭, 오리 백숙을 파는 산성오리마을이 있어 여름철 보양식을 즐길 수 있다.

    분산성 위로는 일반에 개방된 김해천문대가 있고 동상동 방면 진입로 초입에는 사충단(송담서원)이 있다. 사충단은 사충신의 묘단으로 사충신은 임진왜란 김해성 싸움에서 전사한 의병장 김득기·송빈·이대형·류식을 일컫는다. 임진왜란 최초의 의병으로 알려진 이들은 당시 부산을 함락시킨 왜군을 상대로 김해성을 4일간 사수해 전쟁 초기 시간을 벌어주고 다른 지역에서 의병이 모이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이곳의 가야대~천문대~소도마을 11㎞ 길을 잇는 일명 ‘분성산 걷고 싶은 길’도 정말 걸어볼 만하다. 가벼운 등산으로, 나들이로, 또 데이트로 훌쩍 떠나기 좋은 곳. 해질녘 노을 지는 풍경이 매력적인 곳. 이번 주말 날씨만 괜찮다면 2000년 전 인도에서 온 그녀도 바라보았을 아스라한 노을빛을 보러 나서보라.

    이종구 기자 jg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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