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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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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글 쓰는 행복- 배종화(수필가)

  • 기사입력 : 2022-07-05 20: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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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하여 백세시대다. 퇴직 후에도 능히 30~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셈이다. 따라서 어떻게 중년 이후를 보내야 할지 사회제도와 함께 개개인이 고민할 때이다.

    얼마 전, 심한 우울증을 호소하는 지인이 있었다.

    딱히 생활에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쩐지 사람 만나기가 싫고 사는 게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얼굴에 생긴 주름살에도 신경 쓰이고 밖에만 나가면 왠지 자신이 초라해진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알기로 그는 경제력도 탄탄하고 평소 좋아하는 친구도 많다. 가족 관계도 원만해 전혀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다. 설 자리 잃은 그의 자존감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은퇴 후 존재감을 잃은 사람은 더러 있다. 기성세대에게 요즘 문화는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낯선 물결에 휩쓸리어 맥없이 여생을 살아야 하는 부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이를 붙잡아 바로 서게 하는 취미 생활이 있다면 글쓰기가 아닐까.

    글을 쓰는 것은 온전히 나의 삶을 사는 일이고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 과정에서 아름다운 추억도 만나고 아픈 기억도 떠올린다. 다사다난했던 일생을 담아두는 영원장치로도 모자람이 없다.

    그뿐이 아니다. 자신을 성찰하고 어떻게 여생을 보내야 할지 계획할 수도 있다. 얼마나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일인가. 처음부터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다. 글쓰기는 그냥 바로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글은 쓰다보면 조금씩 늘게 된다.

    학기마다 수필교실은 활기가 넘쳐난다. 수강생 중에는 젊은이도 있지만, 대부분 중년을 넘긴 분들이다. 그들에게 수강 소감을 물어보면 답은 하나다. ‘글쓰기는 정년이 없다. 내가 선 자리를 탄탄하게 해주고,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일깨운다. 나이와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은 바로 글쓰기다’라고 한다.

    덧붙여 지금은 하루하루가 즐겁고 만족하단다. 필자 역시 한때는 미래를 걱정했으나 지금은 글을 쓰면서 수필가로 행복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관심을 가져보면 바로 내 주변에 있다.

    배종화(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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