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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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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결대로 교육을 생각하며- 김덕현(시조시인·낙동강학생교육원장)

  • 기사입력 : 2022-06-22 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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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척산 가슴을 두드리던 빗소리도 자욱한 안개만 산 허리춤에 걸쳐놓고 떠난 아침이다.

    산자락에 드리운 가뭇한 안개처럼 어울림반 선생님들의 피로가 눈 밑에 역력하다. 지난밤, 성장의 아픔을 터뜨린 한 아이 때문이리라.

    지난 3월, 비전 선포식이 있었다. ‘결 따라 꿈을 키워, 더불어 꽃피우자!’에서 ‘결’의 뜻을 물어오는 이들이 많았다. ‘결’에 대한 개인적 애착도 있지만, ‘결’이란 말에는 특별함이 있다. 꿈결, 마음결, 바람결, 나뭇결…. 어감에는 정갈함과 생명력이 느껴진다. 어느 말에 붙어도 거스르지 않는 순리와 부드러움이 묻어난다.

    ‘결’이란 성품의 바탕이나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즉, 진정한 자아를 바르게 세우는 줄기요, 지지축 역할을 하는 기질적 본성을 뜻한다. 사람마다 같을 수도 없고 우열이 있을 수도 없다.

    물론 성장의 속도도 다르고 경로도 같을 수가 없다. 서로 다투거나 순리를 거르치지 않는 조화로움까지 갖췄다.

    지난달, 비전에 맞춰 ‘결대로 꽃길’, ‘더불어 꽃길’ 등으로 이름 지은 둘레길을 조성했다.

    밭에는 상추, 고추, 수박 등 채소를 심었다. 아이들과 교직원이 함께 정성을 다해 심었다.

    한 달이 지날 무렵, 둘레길에 꽃들은 활짝 웃는데 밭에 심은 채소 모종들은 절반이 말라버렸다. 대상의 여건을 살피지 않고 찬 수돗물과 거름을 듬뿍 주는 등 과도한 욕심이 농사를 망친 셈이다. 이로써 채소의 본성을 잘 살피는 것이 그의 생장을 돕듯 교육도 그러해야 함을 깨달았다.

    그루터기에 걸려 넘어지고 획일 교육에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개별화 교육 차원을 넘어, 그의 선한 결을 살펴 끊임없이 교감하는 교육이 절실할 때이다. 이렇듯 개인의 결을 살펴 북돋우며 성숙을 기다리는 교육을 ‘결대로 교육’이라 불러본다.

    어느새 구름이 걷히고 무척산에 드리웠던 안개도 부드러운 바람에 흩어진다. 우리 아이들의 성숙통도 밝아오는 하늘빛처럼 씻어지기를 빌어본다. 결을 살펴 보듬는 우리 선생님들의 얼굴도 비에 씻긴 신록처럼 말끔해지기를 응원해 본다.

    김덕현(시조시인·낙동강학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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