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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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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것- 김기혜(김해시 동상동장)

  • 기사입력 : 2022-06-07 20: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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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그림책 사랑 첫 번째 청자(聽者)는 엄마다.

    6남매의 막내딸이던 나의 엄마는 이웃 동네 방앗간 집 7남매의 맏이한테 시집을 갔다. 외식이나 배달음식을 시킬 식당도 없고, 상수도나 세탁기도 없어서 우물물로 손빨래하던 시절 조부모님, 삼촌, 고모 그리고 우리 3남매와 방앗간에서 일하시는 두 세분의 일꾼까지 열 명이 넘는 대식구의 의식주는 오롯이 엄마 몫의 일이었다.

    결국 150센티 남짓한 엄마의 작은 몸은 10여 년을 간신히 견디어 내고는 평생을 갖고 가야 하는 관절염을 얻었고, 엄마는 “내 팔 다리가 내 몸을 못 견디니 얼른 죽어서 건강한 새 몸 받아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다.

    그런 엄마가 도저히 더는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무릎 수술을 받고 입원해 계신 날 엄마 침상 옆에서 내가 좋아하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두 사람〉이라는 그림책을 읽어 드렸다.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은 함께여서 더 쉽고 함께여서 더 어렵습니다.’라고 시작하는 그림책을 들으면서 엄마는 “그렇지 그렇지”를 몇 번이나 말씀하셨는지 모른다. 책은 열쇠와 자물쇠, 드넓은 바다 위의 두 섬, 창문, 시계, 돛과 돛대, 꽃과 줄기 등 가장 가까운 두 사람의 같고 다름을 글과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 이후로 난 이 책을 결혼을 앞둔 후배들에게 축하 선물로 줬다.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르다고, 그래서 다름을 인정해야 오래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서.

    요즘은 김슬기 작가의 〈모모와 토토〉를 주기도 한다. 모모는 바나나 우유를 좋아하고 야구도 좋아한다. 당근 수프를 좋아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토토와는 단짝 친구다. 모모는 자기가 좋아하는 노란 풍선, 노란 장난감, 노란 모자, 노란 우산, 노란 꽃 등등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뭐든 토토에게 양보해 줬는데 토토는 도리어 절교를 선언한다.

    그림책은 토토가 왜 절교를 선언했는지 모모가 해답을 찾아 토토와 화해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 책을 선물받은 나의 후배는 웨딩사진과 이 책을 같이 두고 한 번씩 다시 본다고 했다. 나의 마음이 전해진 것 같아 왠지 뿌듯하다.

    김기혜(김해시 동상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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