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2년 09월 29일 (목)
전체메뉴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931) 거관사잠(居官四箴)

- 관직에 있을 때 새겨야 할 네 가지 경계해야 할 교훈

  • 기사입력 : 2022-05-31 07:58:12
  •   

  • 지난 5월 10일 윤석열(尹錫悅) 대통령이 취임함에 따라 한덕수(韓悳銖) 국무총리를 비롯해 장관, 차관, 대통령 비서 등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자리를 맡았다. 관직뿐만 아니라, 관직에 준하는 공기업 임원, 정부 출연 기관 등에도 새로운 사람이 자리를 맡았다.

    각각의 자리마다 크고 작은 책임과 역할이 있고 거기 따라 권한도 따르고 많은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 자리를 맡은 사람은 앞으로 그 언행은 한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고 국가 민족의 현재와 장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러니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 공직에 취임하는 사람 모두가 잘하겠다고 다짐하고 업무에 착수하겠지만, 임기 마칠 때 보면 그 사람의 능력과 처신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난다.

    모두가 처음에 잘하겠다고 다짐하고 업무에 착수했는데 임기를 마치는 날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처음에만 잘하겠다고 해서는 안 되고 매일매일 마치는 순간까지도 잘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철저하게 실천을 해야 한다.

    “설마 괜찮겠지”, “나야 괜찮겠지”, “지금까지 아무 일 없었는데” 하다가 문제가 생기고 사고가 터진다. 살얼음을 밟듯 조심조심해야 한다. 어릴 때 할머니로부터 “어디 가서 처신할 때 저립대 밟듯 해야 된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립대는 삼을 벗긴 뒤의 마른 속대를 말한다. 너무나 연약하여 밟으면 소리가 나면서 가루가 되듯 바스러진다.

    우리 선현들은 관직에 나가면 매우 정성을 다하고 조심조심했다.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의 훌륭한 제자인 금계(錦溪) 황준량(黃俊良) 선생이 지은 〈거관사잠(居官四箴)〉이란 글이 있다. 관직에 있으면서 지켜야 할 네 가지 경계해야 할 교훈이다.

    4자로 된 8구가 한 수인데, 모두 4수이다. 첫째 수는 ‘청렴함으로써 자신을 유지하라.〈持己以廉〉’, 둘째 수는 ‘어짐으로써 백성들에게 다가가라.〈臨民以仁〉’, 셋째 수는 ‘공정함으로써 마음을 간직하라.〈存心以公〉’, 넷째 수는 ‘부지런함으로써 일을 맡아라〈事以勤〉’이다.

    이 네 가지만 지켜도 어떤 자리를 끝낼 때 성공적으로 물러날 수 있다. 여기서는 지면 관계로 다 소개할 수 없지만 한국고전번역원(韓國古典飜譯院) 사이트에 번역 전문이 올라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참고하기 바란다.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의 〈거관사설(居官四說)〉이라는 글도 있다. 조선 말기 대학자 성재(性齋) 허전(許傳) 선생이 지은 〈거관십잠(居官十箴)〉이라는 글도 있다.

    이 모두 다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 경계로 삼을 만한 훌륭한 교훈이다.

    *居: 살 거. *官: 벼슬 관. *四: 넉사. *箴: 바늘 잠. 경계하는 글 잠.

    동방한학연구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