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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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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사랑으로 먼저 채워주세요!- 윤금서(작가·‘뜨신편지’ 따숨 대표)

  • 기사입력 : 2022-05-23 20: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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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동안 내 이름은 선생님이었다.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나도 함께 성장했다. 어쩌면 아이들이 나를 성장시킨 건지도 모른다.

    상담하러 오시는 학부모들은 늘 내게 똑같이 물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오래전 내가 가르쳤던 ‘눈망울이 선하고 예쁜 아이’가 생각이 난다. 학교에서 말썽꾸러기로 유명한 이 아이가 우리 공부방에 온다고 했을 때 기존 학부모님들은 반대했다. 심지어 공부도 못하는 이 아이가 들어오면 자기 아이는 빼달라는 학부모도 있었다.

    지금도 그 아이를 처음 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너무도 작은 키에 깡마른 체격의 아이가 안쓰럽고 유독 마음이 갔다. 수업 시간마다 몰래 간식을 챙겨주고, 엉덩이를 톡톡 두드려 주며 “예쁜 우리 OO이 너무 잘하네”하며 마음을 다해 안아주었다. 문제아라는 시선에 익숙해 있던 아이는 나의 작은 칭찬에도 어색해했지만 더 잘하려고 애쓰는 것이 눈에 보였다. 시간이 갈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칭찬과 응원은 늘어갔고, 학부모들의 걱정과 달리 그 아이는 어느새 제일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가 됐다. 심지어 내가 가르치는 과목은 늘 100점을 받아왔다. 나는 남보다 실력이 뛰어난 선생님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에게 온 아이들은 늘 시험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았다. 비법은 하나였다. 늘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여기고 사랑과 믿음을 주었다.

    엄마들의 마음은 모두 한결같다. 내 아이가 착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전에 내가 아이에게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표현하고 소통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비싼 학원비와 무엇이든 사 먹을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부모님과 따뜻한 사랑의 텔레파시가 통해야 한다. 내 아이가 어떤 아이로 성장하길 바라기 전에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자. “오늘 할 일은 다 했니?” 묻기 전에 “오늘 하루는 어땠니?”라고 아이의 일상에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먼저 읽어주자. 부모님의 사랑과 따뜻한 눈빛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우리의 기대보다 더 멋지게 성장해 있을 것이다.

    윤금서(작가·‘뜨신편지’ 따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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