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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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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928) 성문과정(聲聞過情)

- 명성이 실제보다 더 지나치다

  • 기사입력 : 2022-05-10 08: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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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자(孟子)께서 “명성이 실제보다 더 지나치게 나는 것을 군자다운 사람은 부끄러워한다〈聲聞過情, 君子恥之〉”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공자(孔子)께서는 “군자다운 사람은 죽을 때까지도 이름이 일컬어지지 않는 것을 싫어한다〈君子, 疾沒世, 而名不稱焉〉”라고 했다. 공자께서는 또 “어떤 사람의 나이가 마흔이나 쉰이 되도록까지 그 사람에게서 들리는 것이 없다면, 그런 사람은 두려워할 것이 없다.〈四十五十而無聞焉, 斯亦不足畏也已〉”라고 하셨다. 또 효경(孝經)에 공자께서 “자신을 완성해 도를 행해 후세에 이름을 떨쳐 부모를 알려지게 하는 것이, 효도의 마지막 단계이다.〈立身行道, 揚名於后世, 以顯父母, 孝之終也〉”라고 말씀하셨다.

    얼핏 보면, 공자와 맹자의 말씀이 서로 모순되는 것 같지만 실제는 같은 것이다. 이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고, 헛된 이름이 나쁜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자기 분야에서 성실하게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면, 오랜 세월이 지나 이름이 날 수 있다.

    이름에는 실제와 맞는 이름인 실명(實名)이 있고, 과장된 이름인 부명(浮名)이 있고, 완전히 실제와 맞지 않는 헛된 이름인 허명(虛名)이 있다. 이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실명은 노력해서 추구하고, 부명과 허명은 경계하고 물리쳐야 한다. 그러나 실명이라도 본인이 이름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되고, 저절로 얻어져야 한다.

    “명성이 실제보다 더 크게 나는 것을 군자는 부끄러워한다”는 말을 필자는 요즈음 절감한다. ‘부끄러워할’ 정도가 아니라 ‘두려워해야 할’ 정도다. 왜냐하면 필자에 대한 칭찬과 명성이 점점 실제보다 더 과장돼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장돼 나갈 뿐만 아니라, 사실 아닌 내용까지도 더 보태지고 있다.

    원래 별 이름 없는 사람에서 약간 이름이 나니, 싫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지만, 지금은 너무 지나칠 정도다. 그렇지 않다고 계속 부인하고, 사양하고, 변명도 하지만, 바람을 탄 불길처럼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간다.

    “한번 보면 안 잊어버린다”, “모르는 것이 없다”, “한문을 중국 사람보다 더 잘한다”, “붓만 잡으면 하루 밤에 몇십 편의 글을 지어낸다”, 심지어는 “머리가 좋아서 아이큐 테스트가 안 되는 사람이다”, “한문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일도 잘해 한문학과도 만들고, 남명학연구소도 만들고, 고문헌도서관도 짓고…” 등등 칭찬하는 것이 듣기 민망할 정도가 아니라, 두려워서 못 견딜 정도이다.

    필자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다만 어려서부터 한문을 좋아해 한문 공부하는 것이 제일 쉬웠고, 제일 즐거워서 지금도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칭찬과 명성은 실제와 크게 차이가 난다. 다만 운이 좋아서 주변에 늘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은 것만은 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점을 독자 여러분들이 알아주시기 바란다.

    *聲: 소리 성. * 聞: 들을 문.

    *過: 지날 과, 지나칠 과.

    *情: 뜻 정, 사정 정.

    동방한학연구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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