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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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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다시 찾은 오월- 강원석(시인·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

  • 기사입력 : 2022-05-01 20: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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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렌다. 울긋불긋 꽃들이 지천으로 피고, 장미 향기, 아카시아 향기가 싱그럽게 날린다. 세상이 온통 꽃밭으로 변한다. 오월이 되면 늘 그랬다. 꿈 많던 어린 시절에도, 중년이 된 지금도 왠지 설렌다.

    오월이 가정의 달인 이유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날 등 가정과 관련한 법정기념일이 모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편으로는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가족들이 오순도순 즐겁게 보내라는 의미도 담기지 않았을까 싶다.

    지난 시절을 뒤돌아본다. 어린이날이 되면 부모님 손을 잡고 공설운동장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가곤 했다. 평상시 볼 수 없는 다양한 볼거리에 마냥 신이 났다. 어버이날에는 동생과 용돈을 모아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뿌듯해했다. 지금도 그 기억들이 새록새록 솟아난다.

    유년의 오월은 부모님 품에서 꿈을 꾸는 시간이었고, 지금의 오월은 지난 시간을 추억하는 오월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사람도 환경도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대로인 것은 아름다운 오월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계절을 즐기지도, 가족 간의 정을 제대로 나누지도 못했다. 힘든 시간을 2년 넘게 버텼다. 다행히 모두의 노력으로 거리두기도 해제되고, 하나하나 이전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다. 이번 오월은 모처럼 가족들이 함께하면서,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소소한 행복들을 누려 보면 좋겠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더 좋겠다.

    아름다운 것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활짝 핀 꽃이 그렇다. 그래서 꽃 구경은 미루지 말란 말이 나왔다. 소중한 것 또한 오래 머물지 않는다. 가족이 그렇다. 자식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 부모 곁을 떠난다. 내가 자란 만큼 부모는 늙어 내 곁을 떠난다. 꽃은 지고, 사람은 떠난다. 꽃도 사람도 함께할 때 귀하게 품어야 할 이유다.

    누구에게나 행복이 주어지지만 아무나 누리지는 못한다. 행복인 줄 모르고 살기 때문이다. 다시 찾은 일상의 행복을 가족들과 마음껏 즐기는 오월이 되길 바란다. 모두가 고단한 삶이지만 그래도 내 인생이 빛나는 것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강원석(시인·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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