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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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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교정의 향나무를 보며- 안화수(시인·마산공고 교사)

  • 기사입력 : 2022-04-28 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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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을 먹고 운동장으로 내려서는데 화단의 향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잠시 나무 곁에 선다. 말 많은 가이스카 향나무, 이토 히로부미가 대한제국의 순종 황제와 대구 달성공원에서 기념으로 심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나무다. 전지를 하지 않은 탓에 나뭇가지는 제멋대로 뻗어 있다.

    가이스카 향나무는 일본이 원산지로, 나무의 고유 형태를 무시하고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다듬어 정원수로 쓴다. 일부에서는 향나무를 뽑아내고 다른 나무로 교체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우리의 주체성을 바로 세우려면 친일 청산은 꼭 필요하다. 그렇다고 살아 있는 나무를 뿌리째 뽑아 없앨 것인가? 기억에서 완전히 지울 것이 아니라, 가까이 두고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일제의 강제 합병으로 우리는 36년간 식민지가 됐다. 우리 선조들의 생활에서 일본의 흔적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본의 전통 놀이인 화투는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다. 특히 고스톱에서 고도리는 일본말로 ‘다섯 마리의 새’이다. 꽃의 경우를 보자.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국화와 벚꽃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주위에 피어 있는 영산홍도 일본이 원산지이다.

    수학여행, 소풍, 수련회 등은 그때 행해진 학교 행사라는 이유로 문화탐방, 현장체험학습, 리더십 캠프로 바꾸자고 한다. 이것 또한 한자어거나 외래어다. 일제 강점기에 쓰였다는 이유로 용어를 바꾸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이다. 그렇지만 순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은 교육을 통해 순화하도록 하자.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친일 잔재뿐만 아니라 독재 잔재도 청산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의 미래는 없다”라는 신채호 선생의 말을 가슴 깊이 새긴다.

    주권을 통째로 빼앗겨 설움을 받았던 일제 강점기. 다시는 이런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되겠지만, 알 수 없다. 지금도 친일 반민족 행위 못지않은 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 국가 세금을 탈루하는 자, 이해충돌방지법을 방해하는 자, 국민의 공감을 무시한 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위정자들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선거철 유권자의 표를 이용해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다면,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안화수(시인·마산공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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