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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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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반려의 그늘- 전창우(수필가)

  • 기사입력 : 2022-04-21 20: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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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의 반려는 사람뿐이었다. 결혼을 함으로써 평생의 반려자가 생긴다. 같은 편이 되어주고 진실한 마음으로 생을 함께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모든 것이 바뀌어 가듯이 이제 반려는 인간을 넘어 동물, 식물, 무생물에까지 이르게 됐다. 반려란 짝이 되는 친구를 뜻한다. 동물은 이미 한 가정의 가족이 된 지 오래다. 가까운 사람끼리의 관계처럼 동물에게도 정서가 흐르고 있다.

    결혼식에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라고 하는 주례사의 멘트는 지금 세대에게는 먼 옛날이야기가 돼 버린 듯하다. 주례 없는 결혼식은 이제 흔한 풍경이다. 부모의 덕담과 신랑, 신부의 이벤트성 행사가 대세가 되다 보니 그 의미마저 가벼워진 느낌이다. 순수하고 신성해야 하는 결혼식마저 시대에 따라 변화돼 가고 있음이 씁쓸하다. 요즘은 황혼 이혼도 늘고 있다. 반려자와 평생을 함께 사는 일은 자꾸 줄어드는 것만 같다. 외로운 독거노인들이 늘어난다. 우리 사회의 일상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했어도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애완동물의 수준이 아니고 사람과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존재이다. 즐거움을 나누고 지친 마음까지도 위로 받는 가족의 개념이라는 말이 옳다. 강아지나 고양이 외에도 새, 햄스터, 금붕어 등과 파충류 같은 새로운 동물을 선호하는 반려자도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는 당연히 책임도 따라야 한다. 밝음이 있으면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좋을 때는 뭘 해도 예쁘게 보이지만 조금만 틀어지면 모든 것이 싫고 나쁘게만 여겨지는 것은 동물에게도 적용된다. 사람의 입장과 위치에서 판단하지 말고 동물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서로의 관계가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말은 통하지 않고 소리나 표정과 행동으로 알아차려야 하니 어렵다. 관심을 가지고 항상 관찰하고 애정을 듬뿍 쏟아 주어야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다. 서로 교감을 주고받아야 반려자가 되는 것이지 방치하면 동물학대자가 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개의 경우, 반려견 호텔, 장례식장 등 무한한 사랑을 받을 수도 있지만 정반대로 하루하루 근근이 생명을 이어가는 개들도 많다. 식용개로 팔려 나와 철창 속에 갇혀있는 개도 있고 그냥 버려지는 유기견도 늘어나고 있다. 어릴 때는 귀여워서 키우다가 자라고 나면 책임감 결여로 길거리에 장난감 버리듯 유기를 하는 것이다. 개 물림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데 떠돌이 개는 더욱 위협적으로 사람의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다. 어떤 개도 궁지에 몰리면 물 수 있다.

    제발 반려동물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임지지 못할 사랑은 처음부터 접어야 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주인을 잃고 거리를 배회하는 동물을 보면 너무 슬프다. 말 못하는 동물의 상처와 분노와 그리움을 생각하면 더욱 아프고 슬프다. 나도 누군가로부터 버림받을 수도 있다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상상이라도 해보았으면 좋겠다. 슬픔이 없는 사회를 꿈꾸는 일이 결코 허무맹랑한 나만의 유토피아일까.

    전창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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