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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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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객석으로부터 받은 진한 감동 - 김화영 (창원시 문화체육관광국장)

  • 기사입력 : 2022-04-13 21: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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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름여일 전 창원시립예술단 안골포해전 뮤지컬 야외공연이 있던 날이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맑던 하늘이 출근길부터 흐렸다. 날씨 앱을 열어 보았다. 공연 시작시간은 저녁 7시30분. 하필 시작 시간부터 3시간 구간에 우산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예상 강우량은 시간당 0.01㎜ 정도로 매우 적은 양이었다. 공연연기를 포함한 논의 끝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오후를 넘어 저녁이 다가오자 어둠은 더욱 빨라졌다. 하늘은 무엇 때문인지 찌푸린 얼굴을 도무지 펼 기색이 없다. 결국 공연시작 1시간을 앞두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몇 방울로 시작된 비는 우산을 받쳐 들지 않으면 안 될 상황으로 변하고 말았다.

    현장 스태프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비 가림 천막을 설치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교향악단이 문제였다. 다른 악기도 비에 민감하지만 현악기와 목관악기 보호가 중요했다. 규모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풀 구성의 웅장하고 멋진 음악은 기대하기 어려워 졌다.

    더 큰 문제가 남아 있었다. 관람객이다. 이 우중에 실내도 아닌 그것도 외진 야외공연장에 누가 오겠는가? 그러나 기우였다. 공연시간이 다가오면서 빈 객석이 메워지기 시작했다. 저마다 얇은 비닐우의를 나눠 입고 차가운 객석에 몸을 맡겼다. 어림잡아 650여명의 관중이다. 960석 규모의 객석 중 거리두기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만석인 셈이다.

    공연 직전 객석을 바라보던 예술감독의 얼굴에선 안골포 해전의 그날같은 비장함이 느껴졌다. 예술단원들도 그날의 병사들처럼 혼신의 연기로 보답했다. 객석에선 무대가 바뀔 때마다 그날의 이순신 장군께 성원을 보내듯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이 진행됐다. 단원들은 객석을 향해, 객석은 단원을 향해 서로에게 환호와 감사를 표하며 감동으로 혼연일체가 됐다. 이날 공연의 주연은 단연 우중에 객석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이었다. 우중임에도 최고의 공연을 펼쳤던 공기태 예술감독과 단원들, 그리고 그날 수준 높은 관람문화 의식을 보여준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김화영 (창원시 문화체육관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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