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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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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며- 김선흥(마산 한일여고 교감)

  • 기사입력 : 2022-04-12 20: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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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은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마련한 아파트로 이사한다는 선배 소식을 둘러 둘러 들었다. 팍팍한 살림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축하전화를 드리며 새 아파트에 들어가니 새 물건으로 채우는 게 또 숙제거리겠다고 위로했다. 그런데 뜻밖에 자기는 이제부터 미니멀 라이프로 살 거라 작정했기 때문에 조금도 고민 없노라 정말 쿨하게 대꾸했다.

    이유인즉 이사 갈 준비를 하며 몇 십 년 묵은 짐을 정리하다 보니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들고 있던 물건들이 트럭으로 두 트럭쯤. 옷은 왜 그리 많던지…. 장롱 가득채운 옷을 정리하다 보니 수십 년 모셔놨던 청바지만 열 개. 부끄러워 죽을 뻔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동서들끼리 오랫동안 시설에 계신 시어머니 집 살림들을 정리하면서 끝도 없이 나오던 옷을 보며 평소 시어머니 물욕에 대해 흉을 있는 대로 봤는데 말이다. 결국 본인도 다르지 않더란 걸 깨닫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단다. 그래서 앞으로의 삶은 미니멀 라이프로 결심했다고 했다.

    나는 어떠한가를 돌아보게 됐다. 역시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아니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채우고 싶어 하는 물욕주의자 아닌가.

    산에 많이 다니는 사람은 짐을 꾸리면서 꼭 필요한 것만 챙기는데, 일단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모아 놓고 그중의 반 정도를 들어낸다고 들었다. 실제 산행에 꼭 필요한 물건은 처음 생각했던 것의 반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생활에 꼭 필요로 하는 물건도 현재 소유하고 있는 것의 반도 안 될 것이다. 그렇게 삶에 꼭 필요하지도 않은데 무엇 때문에 지나친 욕심을 부리며 그것들을 소유하려고 발버둥 치며 살고 있을까를 반문해 본다.

    오랜 세월을 분신처럼 달고 살아온 이 물욕은 하루아침에 떨쳐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사랑하는 이를 보내듯 가슴 아픈 이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유롭고 가치 있는 나의 삶을 위해 이제부터 하나하나 비우며 정리를 해야겠다. 물건도, 내 욕심도, 그리고 인간관계도….

    김선흥(마산 한일여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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