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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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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꽃이 피는 쪽으로 바람은 불고- 안창섭(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22-03-31 20: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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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통 벚꽃이다. 꽃들이 공중에 불을 환히 밝혀 놓았다. 세상이 이렇게 밝아도 되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증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들과 민간인들의 참혹한 현실을 두고, 꽃그늘 아래 행복의 그림자를 밟고 가도 되는 것일까? 봄밤을 그윽하게 채우는 벚꽃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은 막막한데, 한참 동안 하늘과 꽃과 별이 시선을 머물게 한다.

    사람은 행복하기를 원한다. 누구도 예외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성공에 익숙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느 정도 성공해야만 행복하다고 믿는다. 가수이자 시인인 김창완은 “외로워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외로워지는 거라던데, 행복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불행해서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행복하려고 기를 쓰다 보니 불행을 더 크게 느끼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우리는 행복이 무엇인지, 불행이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불행하다고만 여기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2022년 세계 행복보고서(2022 World Happiness Report)는 기대수명, 사회 관계망, GDP, 삶의 자유, 사회부패 등을 토대로 작성한 듯하다. 그래서 우리가 일찍이 알고 있는 가난해도 행복지수 1위 부탄과 같이 “국가는 가난해도 국민은 행복하다?”라는 인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행복을 나타내는 척도는 건강과 개인의 자유를 비롯해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위권을 차지하는 국가들은 대체로 북유럽의 나라들이다.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스웨덴, 노르웨이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진리를 보여 준다.

    20위에서 40위권을 살펴보면 UAE,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이탈리아, 스페인, 브라질, 칠레, 멕시코 등이 있다. 이런 국가들은 경제적인 잠재력과 낙천적인 국민의 성향이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40위에서 70위권에는 일본(54위), 태국(61위), 중국(72위) 등이 있다. 결국 동아시아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나라는 의외로 대만이다. 대만은 26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59위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발한 러시아는 80위로 앞으로 전쟁 비용과 국제적인 경제 제재가 이루어지면 러시아의 행복지수는 많이 떨어질 것이다.

    최근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오징어 게임’, ‘기생충’에서 우리가 느끼고 있는 부의 불평등한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선진국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불평등 선진국’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이며, 특히 노인 자살률도 1위이다.

    원인은 노인 빈곤율이 OECD 평균의 3배라고 하니,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빈곤 대책으로 사적연금 지원강화와 노동시장의 유연화, 고령층 민간 일자리 확대 등 100세 시대를 대비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새롭게 보는 봄, 화려하고 높은 빌딩 뒤로 어둡고, 추운 그늘이 자리를 잡고 있음을 우리는 숨길 수 없다.

    안창섭(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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