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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글쓰기의 행복- 전창우(수필가)

  • 기사입력 : 2022-03-17 20: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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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는 기록함으로써 이뤄진다. 기록되지 않는다면 시간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내 인생의 소중한 삶도 쓰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 단 한 번 살고 가는 여정인데 흔적 없이 사라질 수는 없지 않은가. 살면서 받은 수많은 상처도 글을 씀으로써 치유될 수 있다.

    나는 퇴직 후에 무엇을 하며 여생을 보낼까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글쓰기를 선택했다. 젊은 시절 동경했던 문학의 꿈을 찾아 나선 것이다. 처음에는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며 자서전이라도 써보려 했는데 지금은 의젓한 작가가 됐다. 공부를 할수록 빠져들며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행복함까지 느끼게 됐다. 속마음까지 터놓을 수 있는 좋은 문우들까지 만남은 덤이다.

    “늦깎이 신입생이라 어리둥절하고 후회가 됩니다. 진즉에 참여할 걸.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열성을 다해 노력해 볼랍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여러 친구님들.” 올해 봄학기 내가 공부하는 수필교실에 등록해 수강하고 있는 85세 할머니의 첫 소감이다. 80세를 바라보는 몇 분도 글공부를 계속하고 있고 그중 한 명은 작년에 등단을 하고 작가가 됐다. 그 분은 자신의 삶의 흔적을 주워 담아 글로 남겼다며 환한 표정으로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나이가 들어가면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정신은 흐려진다. 감성도 메말라 간다.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늦지 않게 스스로의 삶의 흔적을 글로써 남기는 일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문학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어울리다 보면 서로의 고달픈 인생사를 다독이게 된다. 문학으로 아름다운 인연의 길을 가면서 행복에 젖는다. 남기고 싶은 추억을 담아서 자서전을 쓸 수도 있다. 자손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은 재산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나는 이렇게 사랑하고 때로는 아파하며 살았노라고.

    글쓰기를 주저하는 것은 준비돼 있지 않은 자신에 관한 일을 밖으로 내보이는 것이 두려운 것일 수도 있다. 망설이지 말고 언제라도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된다. 누구라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갖춰서 시작하는 경우는 없다.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들을 곰곰이 새겨서 내가 지니고 있는 것을 솔직하게 쓰면 된다. 그러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자신을 발견할 수가 있을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쓰지 않으면 좋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아무리 많이 정리돼 있어도 무의미하게 사라져 버린다. 기록의 힘은 기억보다 월등하다. 평생 교육이 보편화된 요즘은 문학교실에서 글쓰는 방법에 대한 것을 누구라도 받을 수가 있다.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응어리졌던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다.

    우리는 나이 듦에 대비해서 외롭지 않게 보낼 준비가 돼야 한다. 글쓰기는 젊은 날의 꿈을 실현하는 백세시대에 꼭 맞는 선택이라 생각한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쓰는 행복감으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한다.

    전창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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