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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7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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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박순철 경남참사랑봉사단 상임위원

인생 1막도 2막도 ‘봉사’… 돕고 나누며 새 삶 살아요

  • 기사입력 : 2022-02-09 21: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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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사람이 하면 한 가지 밖에 못하는데, 두 사람이 하면 두 가지를 할 수 있고…. 그렇게 조금씩 늘어나면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박순철(68) 경남참사랑봉사단 상임위원은 이렇게 운을 뗐다. 박순철 상임위원은 현재 창원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마산지회 회장도 맡고 있다. 이 분야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모범이 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박씨는 지난 1983년 옛 마산시에 있던 애육원과 성로원 등의 시설에 물품 전달과 함께 위문활동을 시작하면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생활을 40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일 박순철 경남참사랑봉사단 상임위원이 마산회원구 경남참사랑봉사단 사무실에서 회원들의 활동모습이 담긴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지난 7일 박순철 경남참사랑봉사단 상임위원이 마산회원구 경남참사랑봉사단 사무실에서 회원들의 활동모습이 담긴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그는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자신의 힘든 과거사를 먼저 털어놨다. 과거에는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로 그 또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며 신문배달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7년간 했다고 밝혔다. 또 아버지가 오랜기간 투병생활을 해 오셨다며, 그 때문에 어머니가 혼자 힘들게 벌어서 5형제를 키우셨다고.

    그는 거의 안해본 일이 없었다며 잠깐 회상에 잠겼다. 동네청년회와 자율방범대, 사랑 실은 교통봉사대, 통장 등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은 그에게는 일상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7일 박순철 단장./이민영 기자/
    지난 7일 박순철 단장이 어려운 이웃에 나눠줄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이민영 기자/

    1995년 3월에는 마산 합포동 청년회를 조직해 합포동 일대 주민들을 위해 궂은 일은 도맡아 해왔으며, 이듬해 9월에는 사랑 실은 교통봉사대 마산지대를 창설해 초대와 2대 지대장을 4년 동안 맡았다. 그는 당초 돈을 벌겠다는 욕심에 택시기사를 시작했지만 봉사활동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모범운전자회에 가입을 했다. 이후 사랑 실은 교통봉사대 마산지대를 조직하고 70명까지 회원을 늘였다. 회원들은 불우한 가정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수술비를 지원하기 위해 ‘심장병 어린이 생명 살리기 모금’ 스티커를 부착하고 모금활동을 펼쳤다. 날이 갈수록 그들의 마음을 알게 된 승객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며, 모금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주면서 점차 그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혜택을 입은 어린이가 모두 16명이라며 아직도 그들의 모습이 생생하다고 흐뭇해했다. 그 과정에서 삼성창원병원도 동참을 해주면서 큰 힘이 됐고, 그중 15명은 완쾌돼 새 생명을 얻어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4년여간 이어오던 이 단체의 활동을 그만두고 다른 길을 택했다. 그는 소소하게 남들을 돕고 싶었다며 자신이 하고 싶은 봉사활동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봉사활동사진
    봉사활동사진
    봉사활동사진
    봉사활동사진

    그런데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2008년 그는 갑자기 직장암 3기 판정을 받게 된 것. 치료 과정에서 합병증 등으로 대장과 소장을 절제할 수밖에 없었고 2년 동안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왔다. 그는 힘든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봉사활동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든 시기를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떻게든 이겨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고.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2년 뒤인 2010년에는 간에도 암이 발견된 것이다. 그렇게 그는 또 간의 절반 이상을 잘라냈다. 투병생활을 이어온 그는 결국 주치의로부터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는 암을 이겨내겠다는 희망을 갖고 2009년에 경남 참사랑봉사단을 창단하고 본격 준비를 해오던 터라 상실감이 컸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정말 나의 운명이 여기까지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며 “병원에 들어가면 왠지 못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입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료를 찾아보고 산골도 돌아다니면서 온갖 민간요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운명은 하늘에 맡기기로 하고 자신을 내려놓았다. 대신 그는 무학산을 오르면서 건강을 챙기기 시작했다. 투병생활을 시작한 2010년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오르기 시작한 무학산은 지금은 눈 감고도 오를 정도라며 10년 넘게 다녔으니 지금은 3200번은 족히 정상을 찍었을 것이라며 농담같이 얘기했다.

    봉사활동사진
    봉사활동사진

    그런 그에게 어느날 기적이 일어났다. 그의 온몸에 퍼져있던 암이 10년 만인 2018년 기적적으로 사라진 것이다. 그렇게 그는 암을 이겨냈다. 투병생활 중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어온 선행이 암을 이겨낸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2009년부터 괴롭혀왔던 병마의 시련을 딛고 그는 고통에서 벗어나 지금은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완치 판정을 받은 그날을 똑똑히 기억했다. 그는 “살아가면서 조금씩 시간을 내서 남들을 돕고 사는 것이 좋지 않는가. 정말 내가 어렵고 힘들 때 누군가가 빵 한 조각, 고구마 한 조각을 나눠주는 그때의 고마움, 그 어려웠던 심정을 알기 때문에 남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삶을 살다가 가겠다”고 결심했다. 또 그는 “이런 일을 더 하고 오라는 뜻으로 하늘이 내게 시간을 더 연장을 해준 것 같다. 완치된 이후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전에는 남들이 보겠지 하는 생각이 조금이나마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그 시간을 벌었으니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박순철 단장./이민영 기자/
    지난 7일 박순철 단장./이민영 기자/

    특히 그는 봉사활동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다”며 “남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된다면 얼마나 좋은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에 동참해주면 좋겠다”며 봉사활동을 이어갈 의지를 나타냈다.

    40년 동안 자신보다 이웃을 위해 살아온 박 상임위원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1년 창원시 봉사왕으로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런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로 만족을 하고,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누군가 필요로 한 곳에 내가 있다는 것에 고맙고, 내가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또 감사하다”고 오히려 겸손해했다.

    글·사진=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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