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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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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고맙소 호중씨- 이장원(문화기획자)

  • 기사입력 : 2022-02-08 20: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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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트로트 열풍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고 있다. 코로나19로 단절된 일상의 출구라도 된 것일까? 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니 어느새 티브이 채널마다 각양각색의 경연대회가 경쟁하듯 생겼고 사람들은 각자가 응원하는 가수들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얻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다. 이제껏 젊은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팬클럽이 어느새 중년 노년층에도 옮겨붙어 불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스타를 좇거나 동경하는 것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막상 필자의 어머니가 좋아하시고 열렬한 반응을 보이셔서 나는 의아하면서도 신기해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한번 살펴보았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팬층이 두텁고 충성도가 높은 팬그룹이 형성돼 있어서 놀랬고, 무엇보다 스타보다 스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서 중년, 노년의 팬들은 서로 소통하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참 신기했다.

    어머니도 이번에 김호중이라는 신인가수를 좋아하셔서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주무실 때까지 그 가수의 노래와 관련 유튜브만 틀어 놓고 하루종일 그것을 낙으로 삼고 계신다. 대체 왜 그런가 하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조금은 이해가 될 것도 같다. 2018년 화가였던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고 그 이후로 참 여러모로 힘들어하셨다. 어머니에게는 자식이 3명이 있지만 모두 함께 살지 않아서 제대로 챙겨드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어머니는 그렇게 힘든 시기를 잘 참고 견디셨다. 그런 어머니가 걱정도 많이 됐지만 뭔가 해드릴 수 있는게 없어 안타까웠던 필자로서는 정말 기쁜 소식이었다. 어머니가 뭔가 즐거워하고 집중하실 수 있는 일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가끔은 이해가 안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어머니가 저렇게 좋아하시니 나도 한번 발맞춰 가보려고 노력을 해볼까 한다. 앞으로 어머니가 더 건강하시면 좋겠고 앞으로 행복한 미소짓는 일들을 많이 만들어 드리고 싶다.

    찬란한 어머니의 보랏빛 청춘은 이렇게 익어간다.

    이장원(문화기획자)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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