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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2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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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명절의 기억- 황외성(경남도의회 의회운영 수석전문위원)

  • 기사입력 : 2022-02-03 20: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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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 네 번의 명절을 덧없이 보냈다. 명절이면 종가와 본가를 오가며 두 번의 차례를 지내고, 산소 방문까지 친지·형제들과 지낸 일과가 본의 아니게 사라진 것이다. 당시에는 피곤하기도 했지만 일가친척이 모여 차례를 지낸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그러나 난데없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마저도 막아선 것이다. 코로나 확산 첫 명절에 가족·친지간 거리두기 지침이 내려졌을 땐, 내심 반기는 이들도 엿보였다. 그러고 보니 명절의 본질이 이미 옅어지고 변질된 것 아닌지 모를 일이다. 시대변화와 코로나가 힘을 보태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는 것도 현실이다. 코로나가 정당화해주고 가속화시켰을 뿐이다. 명절이 그저 노는 날로 인식될 수 없음은 필자만의 시대착오적 생각일까? 산업발전과 핵가족의 발달로 어찌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필자의 어린 시절 명절은 그 이상의 특별한 날이었다. 손꼽아 기다리고 설레던 날이다. 요즘과는 달리 새 고무신과 때때옷을 유일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신어보고 입어보기를 수없이 반복하다 잠든 기억도 소환된다. 부모님의 피땀이라는 때늦은 후회로 가슴이 저려온다. 일에 묻혀 야밤에 시장 꾸러미를 풀고 새벽녘까지 솥뚜껑에 전 부치던 일을 졸면서 도운일도 지금 생각하면 소중한 추억이다.

    일가친척은 물론 이웃어른을 찾아 세배를 하는 것도 당연했다. 멈춰버린 명절의 기억을 더듬는 필자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이 있다. 필자의 명절기억을 보듬어 주신 모친의 요양원행이다. 자식얼굴만 아련히 부여잡고 정령 당신이 만든 명절의 추억을 잃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이 또한 자연의 섭리로 애써 쓰라린 마음을 추슬러 본다.

    문명의 발달과 세태의 변화에 밀려 잊혀져가는 우리 고유명절에 대한 그리움과 변질에 대한 우려가 필자만의 괜한 단상일까? 젊은 세대들이 이런 추억이 없는 것이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를 일이다. 2년을 넘어선 코로나19가 하루빨리 물러나고 명절의 전통이 본질을 되찾고, 미풍양속이 이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황외성(경남도의회 의회운영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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