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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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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친구야 내 친구야- 손진곤(전 밀양시의회 의장)

  • 기사입력 : 2022-01-26 20: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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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엊그제는 블라디보스토크 근처 나홋카에 사는 친구랑 새해 안부를 전했고 80년대 초부터 뉴욕에 거주하는 친구와는 그제 밤늦게 통화를 해 봤다. 너무 보고 싶어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올해 안에는 볼 수 있겠지라는 기대와 함께 속으로 ‘이놈들아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며 보이스톡을 천천히 끊었다.

    옛날에는 “진정한 친구 한두 명만 있어도 인생 참 잘 사는 거다”라고 했는데, 요즘 세상은 통신과 교통수단 발달, 그리고 세계가 한 일터로 변화하여 친구도 최소한 열 명은 넘어야 제법 괜찮은 인생이 될 것 같다. 축구를 좋아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필자가 바라는 친구 수를 조합해 보면 인생 선배 두세 분, 멋지고 시근 없는 친구 네 다섯 명, 도와주고 싶고 잘 어울려 주는 후배 서넛, 성(性)이 다르지만 같이 수다 떨 수 있는 여친 한둘, 이역만리 떨어져 살지만 1년에 한두 번이라도 만날 수 있는 외국 친구 한두 사람 등 11명의 정예 선수와 교체 멤버 3~4명 정도면 세상 두려울 것 없는 최강팀이지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서로 만나지 못하는 날들이 장기화되면서 친목활동에 목마른 젊은이들은 여러 화상 회의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회식, 랜선 집들이, 방구석 콘서트 등 다양하고 희한한 만남의 장을 창조해 내고 있다. 스마트한 회식문화를 접하며 참으로 웃픈(웃기면서도 서글픈) 일상을 살게 되었구나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이렇게라도 해서 서로 소통하고 마주할 수 있다면 정말 땡큐한 일이 아닌가 하고 스스로 위안도 해 본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라는 표현은 최근 들어 손을 좀 봐야 하는 부분이 생긴 것 같다. 물리적 거리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서로의 나라를 자유롭게 오가며 만날 수 있었던 친구들을 당분간은 직접 만나긴 어렵더라도 시간을 낸다면 마주 앉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으니 아쉬움을 조금 덜어내고 대신 반가움으로 채워보자. 친구야! 내 친구야! 서로 가까이 살며 남은 인생 맨날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그런 날 오기를 기다리며 다가오는 설날 연휴엔 우리도 화상 채팅하면서 푸짐한 안주에 소주나 한 잔 할까나.

    손진곤(전 밀양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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