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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3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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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우리 곁의 문학비- 조재영(창원시립마산문학관 학예사·시인)

  • 기사입력 : 2021-10-12 20: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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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지역에는 얼마나 많은 문학비가 있을까. 경남의 경우 현대문학 작품으로 한정하더라도 그 수가 200여 기에 달한다. 여기에 그 재질이 석재가 아닌 나무 재질의 목비까지 포함하자면 그 수는 훌쩍 더 늘어난다.

    우리 지역 최초의 본격적인 문학비 공원은 마산 산호공원 ‘시의 거리’이다. 시의 거리는 1990년 5월에 조성됐는데, ‘고향의 봄’(이원수. 1968), ‘가고파’(이은상. 1970), ‘우수의 황제’(김수돈. 1973) 시비에 이어 ‘5월이 오면’(김용호), ‘갈대’(정진업), ‘간이역’(박재호) 등 3기의 시비가 건립되면서 상징적인 문학 공간이 됐다.

    현재 14기의 시비가 있는데, 2020년 창원시에서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시의 거리 안내지를 제작, 비치하고 시비 안내판 등을 새로 설치했다. 이광석 시인은 시 ‘詩의 거리’ 에서 “전국 처음 만든 시의 거리 / ‘고향의 봄’ ‘가고파’ ‘귀천’ 등 / 열 네 편의 시비가 / 시의 꽃길을 열었네 / 시민들이 즐겨 찾고 사랑하는 / 문향 창원의 긍지 / 오래토록 지키고 길이 빛내리”라고 노래했다.

    일반적으로 석재에 시를 새긴 것을 시비라 한다. 그런데 소설이나 희곡 등 시비 이외의 것은 소설비나 희곡비 등으로 부르지 않고 작가의 이름을 앞에 붙여 ‘문학비’로 통칭해서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넓은 의미의 문학비는 시비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비를 세우는 처음의 뜻은 온 생애를 문학에 바친 작가의 숭고한 작품 세계를 기리고자 하는 데 있다. 그다음의 실용적인 뜻은 시민들의 애향심을 높이고 정서에 좋은 영향을 주고자 하는 취지이다. 그러나 아무리 공을 들여 세운 문학비라도 지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그저 흔한 하나의 조형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문학비의 주인공은 문학비 인근에서 태어났거나 머물면서 창작 활동을 했던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생활하는 터전에서 먼저 생활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길을 걷으며 그 시대를 노래했던 이웃이다. 문학비 곁을 지나칠 때면 새겨진 글귀를 보며 잠시 작가의 숨결을 떠올려 보자. 문학의 향기를 느껴보자.

    조재영(창원시립마산문학관 학예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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