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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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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진로(進路)- 심혜인(영산대 경찰행정학과교수)

  • 기사입력 : 2021-10-11 20: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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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 9시가 지난 시간이지만, 천성산 아래 건물 7층에는 환한 불이 켜져 있다. 일반경찰관, 해양경찰관, 교정관, 소방관 무엇이 되었든 본인의 목표를 위해 독서실 책상에 학생들이 앉아 있다. 복도를 지날 때면 대학생의 역할 중 하나지만 가끔 안쓰럽다. 이 학생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제복 입은 본인의 모습을 꿈꿨고,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로 대학교의 정체성, 재학생의 학업 이탈 방지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원론적이지만, 학생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이유가 되어주자. 그 첫 단계는 학생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다. 개인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나는 내 이름을 아는 교수님의 수업과 그렇지 않은 교수님의 수업에 따라 수업 몰입도와 성취도가 크게 달랐었다.

    두 번째는 상담을 통해 미래의 설계를 함께 논의하는 것이다. 자신의 꿈이 ‘경찰’이기만 했던 친구들은 합격 후 실제로 경찰활동을 하게 되었을 때, 회의감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도로 한켠에 동물사체가 있으니 치워달라는 민원,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음주를 하고 지구대에 찾아오는 주민, 층간 소음 민원 등 사명감만으로 매일 하기는 힘든 대민업무다. 학생들이 꿈 앞에 수식어를 만들어 직업에 대한 세계관을 확장시킬 수 있게 하자.

    마지막으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공부도 일도 즐거운 일이 아니다. 즐거운 순간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아주 짧고, 고통이 더 길다. 공부를 하다 보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고, 시험 성적에 좌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고시반 책상에 앉을 수 있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이 필요하다. 수업에서 1등을 했을 때 성취경험이나 견학이나 탐방 등을 통한 즐거운 학교생활 등 긍정적인 기억이 회복탄력성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글자 그대로 ‘진로(進路)’는 앞으로 나아갈 길이다. 그 길은 여러 갈래가 될 수도 있고, 시련, 고통, 역경이 많을 수도 있다. 시간의 힘은 배신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본인의 꿈을 위해서 노력하는 시간과 대학교가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서로 동일한 질량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심혜인(영산대 경찰행정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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