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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남권에도 쌀집과 갈빗집을- 정영두(BNK경제연구원 원장 경남대 초빙교수)

  • 기사입력 : 2021-07-11 20: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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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권 인구가 줄고 있다. 청년들이 떠나고 있다. 이른바 이천 쌀집(SK 하이닉스), 수원 갈빗집(삼성전자)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 개발시대에 만들어진 중후장대형 제조업 중심의 경제 틀을 효과적으로 업그레이드하지 못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조업 전성기 우리 경제의 대들보였던 동남권은 수도권 집중과 세계적인 제조업 침체를 겪으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동남권 경제체력이 오래전부터 약화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지역내 총생산(GRDP)이 처음 통계에 등장한 1985년 동남권의 전국대비 비중은 18.5%였다. 2000년 17.0%, 2010년 16.4%, 2019년 14.6%까지 내려앉았다. 지역총소득(GRNI) 비중은 2000년 16.3%에서 2019년 13.9%로 낮아졌다. 생산과 소득이 저조하니 인구비중도 2000년 16.6%에서 2020년 15.2%로 줄어들었다.

    15~29세 청년층의 인구비중은 2000년 16.7%에서 2020년 14.2%로 더 큰 폭 하락했다.

    지난 20여년간 생산, 소득, 인구 비중이 늘어난 지역은 수도권과 충청권뿐, 다른 지역들은 비중이 줄었고 특히 동남권의 하락폭이 컸다. 2016년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동남권 생산가능 인구가 급격하게 이탈하는 것은 심각한 현상이다.

    2000년 이후 IT와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며 관련 인프라가 밀집한 수도권으로 경제 집중이 심화되었다. 더욱이 지난 5월 정부는 기업과 손잡고 2030년까지 510조 이상을 투자해 경기도 일대에 세계 최대 반도체 공급망을 만들겠다는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수도권중심 반도체 육성전략은 동남권의 경제적 위상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다.

    수도권을 머리, 지역을 팔다리로 생각하는 국토발전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손발(지역)은 고생만 하고 먹을 것은 머리(수도권)에 있는 입으로 들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동남권 주력산업인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고 조선, 기계 등 제조업 전반에 반도체 사용이 급증하지만 동남권의 반도체생산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BBIG산업(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또한 동남권에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투자는 하지 않고 인프라와 인재가 없는 것만 탓해서는 안 된다. 동남권에도 쌀집과 갈빗집을 만들 궁리를 해야 한다. 동남권 주력산업인 제조업 첨단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구색 맞춤용 계획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수도권의 K- 반도체 전략, 충청권의 K-배터리 전략에서 보듯 정부 주도로 인프라를 깔고 정부와 기업이 과감한 투자를 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 동남권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금융이 함께 나서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 개항 전까지가 동남권의 골든타임이다.

    정영두(BNK경제연구원 원장 경남대 초빙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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