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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 2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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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흑역사- 임창연(시인·마산문인협회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21-07-08 20: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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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가 있을 것이다. 그것 중에는 서투른 자신의 모습도 있다. 지금의 우뚝 선 모습에 비하면 초라했던 지난날의 모습일 수도 있다. 어떤 작가에게는 초보 시절의 작품의 문장일 수도 있고, 어떤 화가에게는 아마추어 시절의 그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고 어떤 심각한 도덕적인 범죄가 숨겨져 있다면 감추고 싶을 것이다. 그것이 드러난다면 지금의 삶이 파멸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것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고 지금보다 부족했던 과거라면 오히려 지금을 더 빛나게 하는 거울이 될 수가 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서툴렀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이 더 빛나는 것이다. 모두가 일등만 있는 세계라면 얼마나 재미가 없고 건조한 사람들만 있는 세상이 되겠는가? 일등이 더 빛날 수 있는 건 수많은 이등과 꼴찌들 덕분이다. 그래서 일등은 이등과 꼴찌들에게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반대로 이등과 꼴찌들은 부족한 나 때문에 일등인 당신이 빛날 수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역발상도 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가수들이 노래를 잘 불러서 빛나는 것은 자신보다 노래를 못 부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가수는 자신보다 노래를 못 부르는 사람이 많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 되겠는가. 타고난 천재가 아닌 다음에는 땀 흘린 시간과 노력의 결과로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오히려 무명시절의 아픔들이 지금의 별이 빛나는 순간을 더욱 값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 빛남마저도 가수를 위해 박수를 쳐주는 팬들 덕분에 자신이 빛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는 시간 속에 자신의 빛나는 삶은, 꼴찌 같았던 서툰 과거가 만들어준 훈장인 것이다. 많이 부족하고 어설픈 시간들이 더욱 자신을 단단한 금강석으로 만들어 온 것이다. 그것은 숨겨두어야 할 부끄러움이 아니라 먼지를 털고 다시 닦아보면 지금의 당당한 자신이 서 있는 빛나는 거울 앞인 것이다.

    임창연(시인·마산문인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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