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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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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이준희(창원자치부장)

  • 기사입력 : 2021-06-28 20: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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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98년작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들 넷 중 셋을 전장에서 잃은 부모를 위해 최전선에 있는 막내아들 제임스 라이언 일병을 찾아내 귀가시키라는 임무를 맡은 존 밀러 대위와 여덟 병사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은 할리우드 명작이다.

    영화는 전쟁의 참상과 인간적인 고뇌를 통해 우리에게 강력한 메시지와 여운을 남긴다. 세계 2차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에 참전한 한 집안의 4형제 중 3명이 죽고 제임스 프란시스 라이언이라는 막내가 프랑스 전선에서 살아남아 있음을 확인하고 마지막 남은 아들 한 명만이라도 어머니 품에 돌려 보내야 한다는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소수의 특수부대가 꾸려진다. 명령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색대원들은 병사 한 명 구하기 위해 여러 병사가 목숨을 잃을지도 모를 이 위험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라이언 일병은 동료들을 두고 그냥 떠날 수 없다며 오히려 전선에 남겠다고 버틴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것은 바로 ‘설리반 5형제’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은 1942년 11월, 일본군 어뢰에 맞아 당시 수병 687명이 승선한 미 해군 순양함 ‘USS 주노’호가 침몰하면서 겨우 10명만 살아남게 되는데 이 전사자 중에 설리반 5형제가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 출신인 다섯 형제는 태평양 전쟁 당시 같이 자원입대했고, 같은 함정 배치를 지원했다. 하지만 일본군의 공격으로 첫째만 목숨을 구하고 나머지 형제들은 모두 전사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첫째는 다시 구명보트에서 뛰어내려 형제들과 함께 생을 마감한다. 이 비극적인 사실이 미국에 알려지면서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1882~1945) 미국 대통령은 5형제의 어머니에게 깊은 조의를 표했다고 한다.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비단 남의 나라 이야기만도 아니다. 6·25전쟁 당시 함안에서도 군에 입대한 3형제가 모두 전사하는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군에 입대한 지 3개월 만에 집으로 전달된 3형제의 전사통지서. 한 명도 아닌 아들 3명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어땠을까?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울부짖지 않았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들 3형제의 사망 날짜는 있어도 어느 전투에서 사망했는지, 유해는 어찌 됐는지 알 길이 없다고 한다.

    71년 만에 세상에 알려진 이 사연은 보훈처에 개인 국가유공자로 분류돼 형제임을 알 수 없었으나 유가족이 위패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는데 이런 가슴 아픈 사연들이 여기만 있을까?

    현재 보훈지청은 전사한 3형제의 숭고한 애국정신과 넋을 기리고, 국방부 유해발굴 사업단과 함께 유해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단 한 명만이라도 유해를 발굴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보내며 다시 한번 가슴 깊이 되새겨 본다.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의 아픔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예우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 참전 유공자가 남긴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 비참하지 않도록 말로만 영웅이라고 부르지 말고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은 우리들의 가슴에 강한 울림을 전한다.

    이준희(창원자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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