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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2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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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동네 ‘한뼘도서관’서 여유 즐기기

‘한 뼘’ 여유가 필요할 땐 한뼘도서관 여기, 이곳

  • 기사입력 : 2021-06-17 22: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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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탓에 실내인 도서관은 아무래도 더 멀게 느껴진다. 코로나가 불러온 변화에 우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실감했다.

    가까이 있는 책도 그렇듯 더 그리워졌다. 다만 이런저런 핑계로 마음 편히 책을 읽을 곳이 마땅치 않다.

    이럴 때 생각지 못한 곳에서 우연히 만난 책들이 있어 반갑다. 동네에 퍼져 있는 야외 도서보관함에서다.

    지역·동네따라 형태와 명칭은 다르지만 저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야외 공간을 만들어 책을 공유하고 있다.

    창원의 경우 주민자치회·마을문고 등에서 ‘한뼘도서관’ 등 이름 붙여 도서보관함을 만든 것이 어림잡아 40곳에 이른다.

    이곳은 나무 그늘 아래 어디든 책을 편 곳이 나만의 도서관이 된다. 자신만의 야외 도서관 명당을 찾아 책 한 권 펴고 여유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코로나19로 실내도서관도 거리두기
    마음 편히 책 읽을 곳 많지 않지만
    용지호수공원·안민고개 전망대 등
    창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야외 도서보관함 40여곳 만날 수 있어

    산책길 벤치·나무그늘·전망대 등
    어디든 책 펼치면 그곳이 곧 도서관
    꽃 구경·특별한 놀이활동은 덤
    나만의 야외 ‘한뼘도서관’ 명당 찾아
    책 한 권 펴고 ‘한 뼘’ 여유를 누려보자

    창원시 의창구 용지호수공원은 언제든 책 읽기 좋은 곳이다.

    호수를 끼고 도는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 모양의 ‘걸어다니는 도서관’이 보인다.

    여기 투명 유리 안은 시민 기증으로 쌓인 책들이 족히 100권은 넘어 작은 책방을 만들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용지호수공원에서 김재경 기자가 벤치에 누워 독서를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창원시 의창구 용지호수공원에서 김재경 기자가 벤치에 누워 독서를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꽃인 너는, 꽃길만 걷자’ 그중 우연히 꺼낸 한 시집이다. 지난 2018년 싱어송라이터 이원영이 출간했다. 묘하게도 이 시집 속 서문이 작은 책방의 가치를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우리는 잠깐의 여유가 쉽게 허락되지 않는 세상을 살아갑니다. 책 한 권 읽을 여유나 시 한 편 읽고 여운에 잠길 틈을 갖기란 여간 쉽지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이 책을 읽기로 한 당신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시들이 당신의 지친 하루에 잠깐의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부스에는 이 외에도 ‘2019 최신시사상식’, ‘DVD로 배우는 클리니컬 마사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등 손때가 탄 여러 책이 있다.

    어떤 것을 꺼내든 선택은 자유다. 호수 앞에 걸터앉아 읽어도 좋고, 숲길 속 벤치도 좋고, 책 읽을 곳이 지천이다.

    용지호수공원 산책로에선 목재로 만든 도서보관함인 한뼘도서관도 찾아볼 수 있다.

    또 별개지만 공원 잔디밭에서 컨테이너 형태 시설의 용지호수어울림도서관도 만나볼 수 있다.

    용지호수어울림도서관은 향토기업이 건립 기부한 시설로, 사서도 있는 ‘작은 도서관’이다.

    아담한 규모지만 알짜배기 책들을 모아두고 있고 신간도 들어온다. 신문 지면도 만날 수 있다.

    용지어울림동산에 한뼘도서관이 설치돼 있다.
    용지어울림동산에 한뼘도서관이 설치돼 있다.

    이곳 실내에서 창안에 비치는 햇살을 맞으며 책을 펼쳐도 좋고, 책을 빌려 밖으로 나가 돗자리를 깔고 즐겨도 좋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 많아 가족 나들이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창원시민은 도서대출도 된다.

    용지호수공원과 근처인 용지어울림동산에서 책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용지어울림동산은 애초 주민과 봉사단체에서 기증한 나무와 꽃들로 조성됐다. 계절별로 팬지, 메리골드, 장미 등 꽃이 핀다. 하물며 벤치와 정자가 잠시 머물다 갈 여유를 내주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목재 도서보관함(한뼘도서관)은 20~30권 내외 책들이 있어 잠시 몇 권 정도 뒤적거릴 만하다.

    이번에는 이효림이 엮고 옮긴 세계 유명 우화 120편 ‘짧은이야기 속에 담긴 살아가는 날들의 지혜’의 책을 만났다. 이 저자는 “흔히 ‘우화는 두 번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번은 어렸을 때, 또 한 번은 어른이 되어서…”라며 “어렸을 때는 동식물과 자연이 사람과 같이 의인화되어 등장하는 흥미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는 그 짧은 이야기 속에 담긴 세상을 사는 지혜 때문에 우화를 읽게 된다”고 전하고 있었다.

    덕분에 꽃동산 속에서 그리스, 인도, 중국 등 세계 우화에 빠져 세상 살아갈 지혜를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본다.

    또 특별한 놀이 활동과 함께 책을 즐기고 싶다면 성산구 삼정자전통놀이공원도 좋은 후보지가 될 수 있다.

    공원 정자 바로 옆에 20권 내외 책이 담긴 도서보관함이 있다. 이곳에도 특별한 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삼정자전통놀이공원 정자 옆에 한뼘도서관이 설치돼 있다.
    삼정자전통놀이공원 정자 옆에 한뼘도서관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공원 자체가 아이들이 소중한 전통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곳이라 즐길거리를 더해 준다. 각 팻말에는 공기놀이나 제기차기 등 여러 놀이 방법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고, 너른 운동장에는 땅따먹기나 8자놀이 등 놀이판이 그려져 있다.

    안민고개 전망대 쉼터에 한뼘도서관이 설치돼 있다.
    안민고개 전망대 쉼터에 한뼘도서관이 설치돼 있다.
    안민고개 전망대에서 한 시민이 한뼘도서관에서 꺼낸 책을 읽고 있다.
    안민고개 전망대에서 한 시민이 한뼘도서관에서 꺼낸 책을 읽고 있다.

    아울러 독서의 낭만을 제대로 누려보고 싶다면 안민고개 정상으로 올라보자. 안민고개 전망대에서도 마치 보물처럼 도서보관함을 찾아볼 수 있다.

    요즘 같은 무더위를 피해 산속에서 시원한 바람과 한가로이 책을 즐기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안민고개는 장복산의 산허리 자락을 둘러 성산구 안민동과 진해구 태백동을 잇는 고갯길이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괜찮고 고갯길의 정취를 즐기려면 걸어보는 것도 좋다.

    미리 책 한 권 챙겨 고갯길을 오르며 쉬어갈 때 읽어도 되고 정상에 있는 도서보관함에서 우연히 꺼낸 책을 펼쳐보는 것도 다른 매력이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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