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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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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개입 최전선’ 아동보호전문기관 처우개선 ‘제자리’

[진단] ‘창녕 아동학대’ 그 후 1년

  • 기사입력 : 2021-06-09 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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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출 아동은 지금

    위탁가정서 생활하며 치료 병행

    심리적 안정 찾고 건강상태도 양호


    정부·지자체 대책 잇따랐지만

    즉각 분리제·전담 공무원 배치 등

    전문성 높이고 시설 등 확충 추진


    계부와 친모의 지속적인 학대를 못 이겨 목숨을 걸고 탈출한 창녕 아동학대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 1년.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아동학대 사건 발생이 후 정부와 지자체가 아동학대 예방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지만, 여전히 예방 대응체계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창녕 아동학대 그 후 1년’을 통해 대응체계의 허점은 없는지 짚어본다.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입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입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목숨 건 탈출 1년 그 후= 지난해 5월 29일 당시 만 9세였던 A양은 아파트 4층 높이 옥상 지붕을 가로질러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의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앙상하게 마른 몸과 양쪽 눈, 온몸에는 멍투성이인 채 발견됐다. 부모의 학대를 피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국민이 분노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의 수사로 부모가 쇠사슬로 묶어 감금하거나 프라이팬에 손을 지지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유기·방임한 범죄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1심 법원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계부·친모에 대해 각 징역 6년과 3년을 선고했고, 이에 불복해 계부와 친모는 항소한 상태다.

    당시 병원 치료에 이어 아동보호기관 보호를 받았던 A양은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된 A양은 현재 위탁가정의 품에서 생활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고 있는 것은 물론 체중도 또래 나이대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는 등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과 위탁가정은 심리치료를 병행하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A양은 앞으로도 성인이 될 때까지 위탁가정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창녕 아동학대 사건 이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초까지 정부와 지자체는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긴급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지역별 정보연계협의체를 구성하고 1년 이내에 2회 이상 학대 신고된 경우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피해 아동과 가해자를 즉각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즉각 분리제도’도 이 사건 등을 계기로 마련됐다.

    경찰과 지역 공무원 등 아동학대 의심 사건을 조사하는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고, 가정에서 분리된 아동을 보호할 시설과 위탁가정 확충, 입양 전 사전 위탁 제도화도 추진키로 했다.


    학대 현장 대응력 한계

    아동보호기관 종사자 처우 열악

    임금 적고 업무강도 높아 줄이직


    아동학대 방지, 앞으로 과제는

    전담공무원 3명 이상 도내 4곳뿐

    인력 확충·협업체계 안정화 절실


    ◇학대 개입 최전선 대응력은 ‘제자리’= 국민적 공분으로 사회적 눈길이 쏠려 학대 방지대책이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현장 대응력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학대 개입의 최전선에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발견, 현장조사, 보호 및 치료, 사례 관리 등 아동학대 개입을 위한 모든 절차를 핵심적으로 담당하고 있지만, 열악한 상황 탓에 제대로 된 아동보호 업무를 수행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경남지역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1777건으로 5년 전인 지난 2015년 946건의 2배 수준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담원 1명당 맡는 사례는 평균 약 64건에 달한다.

    그러나 아동보호기관 종사자들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 대비 87.4%의 임금을 받고, 월평균 50시간 안팎의 초과근무를 하면서도 수당을 받지 못해 처우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탓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평균 이직률은 지난 2019년 41%에 달했다.

    박미경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9일 “높은 업무 강도와 초과근로, 이에 따른 스트레스와 저임금으로 아동학대 대응인력의 이탈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예측 불가능하고 복잡한 아동학대 현장에서 아동의 안전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기 위해선 최소 5년의 시간이 필요한데, 결국 지속적으로 사례관리를 받아야 하는 학대피해아동에게도 피해가 돌아가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학대 전담공무원 확충·연계 강화·전문성 강화해야= 지난해 10월 말부터 시작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배치’는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으로 꼽히지만, 강도 높은 업무와 인적 구성의 어려움으로 배정된 인원 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등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영실 경남도의원에 따르면 3명 이상의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을 배치한 곳은 창원, 진주, 김해, 양산 등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조사에 필요한 최소 인력인 2명을 갖춘 지자체도 통영시와 거제시 2곳에 불과하다.

    학대 전담공무원, 학대예방경찰관(APO), 아동보호전문기관 간의 협업과 연계가 자리 잡는 것도 과제다.

    학대예방경찰 경험이 있는 한 경찰 관계자는 “처리 사건의 사후 관리까지 APO가 맡는 등 하는 일이 많은 가운데 현장에 나가야 할 상황인데도 지자체 학대 전담공무원이 연계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경남도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 마련과 학대 전담공무원 확충 건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임기제 공무원 채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남도 아동청소년과 관계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지난 1차 추경을 통해 우선 28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며 “예산 부족으로 2차 추경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점차 늘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학대 전담공무원을 최소 2인 이상으로 채울 수 있도록 정부 부처에 건의하는 한편 아동학대를 전담하는 일반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해 업무 연속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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