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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아모르파티(Amor Fati)- 양미경(수필가)

  • 기사입력 : 2021-05-06 2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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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사이 아침드라마 ‘아모르 파티’가 주부들 사이에 인기가 느껴진다. 나도 제목이 마음에 들어 두 차례나 보았다. ‘아모르 파티’는 라틴어로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Amor)와 ‘운명’을 뜻하는 파티(Fati)의 합성어라고 한다. 운명애(運命愛)라고 번역하기도 한다는데, ‘운명을 사랑하라’ 정도가 될 것이다. 내가 이 말을 처음 들은 건 몇 년 전이다.

    가수 김연자가 불렀던 ‘아모르 파티’는 리듬이 경쾌해 몸치인 나도 절로 어깨를 들썩거렸고 여전히 즐겨 듣는 노래로 가사는 이러하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누구나 빈손으로 와/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세상에 뿌리며 살지/자신에게 실망하지 마/모든 걸 잘할 순 없어/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인생은 지금이야/아모르파티…”

    나는 ‘아모르 파티’라는 말이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운명 관을 담은 말이라는 사실에서 무한 매력에 빠졌다. 삶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규정하는 운명의 필연성으로 보았음이 분명하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불평부터 한다. 그러면서 길을 잘못 들었다고 의심하거나, 좋지 않은 운명 쪽으로 누가 등을 떠밀었다며 책임을 그쪽으로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운명에 불평불만을 가지게 되면 인생은 계속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고 체념하거나 굴복하거나 등을 돌리면서 자신을 나락으로 밀어 넣는 결과를 빚는 것이다.

    니체는 운명을 필연으로 대할 때 인간의 미래가 긍정적으로 달라진다고 보았다. 고통과 상실, 고난과 고독까지도 필연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때 인간은 비로소 위대해진다고 하였다. 고통과 상실을 포함해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극복하는 쪽으로 받아들이면,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는 뜻일 게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마저 사랑하고 그것을 극복하려 노력할 때 창조성도 발휘되면서 신기할 만큼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젊은이들이 처한 사회적 조건은 여러 상황에서 상당 부분 불안과 고통에 노출된 것이 사실이다. 한 보고서는 중·고등학생의 30% 정도가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니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학교에서는 온갖 지식을 가르치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처지와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고, 타인을 존중하는 인간성 차원의 교육에 보다 박차를 가하여야겠다.

    “남의 행복만 부러워하다 보면 자기의 행복은 놓치게 된다. 네 발밑을 파보라. 거기에서 샘물이 솟으리라”라는 요즘 내가 되풀이 강조하는 아포리즘이다. 자신의 운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작은 것이라도 행복으로 받아들이며 감사하는 인생을 살아간다. 그렇지 못하면 남을 시기하는 데만 익숙해져 자신을 불행의 나락으로 밀어넣고야 만다.

    ‘아모르 파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상실과 고통을 극복하고, 그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사는 일은 어느 의미에서는 자기 자신에게 낱낱으로 최면을 거는 일이다. 나에게 다가오는 미래의 시간을 긍정 의지로 받아들이려 노력할 때 결과 또한 긍정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우리 모두 아모르 파티, 자신을 사랑하자.

    양미경(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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