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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4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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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20년째 갈등 부추기는 교원성과급제- 이현근(광역자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21-03-30 20: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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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의 위협을 이겨내며 벚꽃이 흩날리는 새 학기를 맞았지만 올해도 학교 현장에는 20년 동안 해결되지 않고 교원들끼리 눈치와 감정싸움을 반복하는 일이 있다. 성과급 문제다. 지난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 교원들의 업무실적을 평가해 열심히 일한 교원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교직사회의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S, A, B 등급으로 나눠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교원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보험계약건수 등으로 확연하게 드러나는 성과를 지표화할 수 있는 보험회사와 달리 학교 교원들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과목도 다르고 맡은 업무도 다른 데다 수업을 하는 방식도 제각각이어서 누가 더 열심히 잘했냐는 공정한 지표를 만들어내기도 어렵지만 등급을 매기기는 사실상 더 어렵다. 교원의 교육 활동을 객관화, 수량화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이 풀리지 않으면서 찬반 논란은 확산됐다. 논란 속에 성과급 등급이 결정되고 나면 도대체 누구는 왜 S등급을 받고 누구는 B등급을 받느냐는 이의 제기가 나오고 학교 분위기도 냉랭해지면서 오히려 근무 의욕을 떨어뜨렸다. 급기야 전교조는 성과급제에 반대해 교사수대로 나누는, 소위 N분의 1을 지급하기도 했고, 일부 학교에서도 이런 편법으로 똑같이 나누기도 했다. 그렇게 논란이 돼온 성과급 문제는 올해로 20년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뜨거운 감자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학교 방역의 일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보건교사들이 성과급제와 관련해 반발했다. 코로나19 때는 숨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웠지만 성과급은 최하위 등급을 받아 찬밥 신세라는 것이다. 인권위와 서울시 보건교사회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보건교사 중 최하 등급을 받은 비율은 2018년에는 71.54%, 2019년에는 65.4%이며 4년 이상 연속해 최하 등급을 받은 비율만 43.9%에 이른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학교별 성과급 평가 지표를 보면 주당 수업 시간과 담임 여부, 학생대회 참여 실적, 부장교사 등 대부분 교과 교사 위주거나 실적, 직책 등으로 정해져 있어 보건교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는 보건교사 외에도 영양, 전문상담, 사서교사 등 비교과 교사들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비교과 교사뿐 아니라 일반 교사들도 불만이 속출한다. 대략 S 등급과 B 등급 간 액수는 130여만원이 차이가 난다. 비슷한 일을 하고도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지표 때문에 같은 곳에서 일을 하고도 누구는 많이 받고 누구는 적게 받는 상황이 나오면서 미묘한 감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받아도 기쁘지 않는 상여금이 되고 있다.

    성과급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 한국교원총연합회와 전교조 등 교육 관련 단체들도 성과급제 폐지를 촉구하고 있고,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균등 지급을 교육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성과급제 폐지를 공약으로까지 내세웠지만 지금까지 해결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친구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 밀림의 법칙 교육에서 더디지만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성과급제 폐지는 강산이 2번이나 바뀌어도 요지부동이다. 교사들에게 돈을 걸고 경쟁하라는 케케묵은 논리는 이제 폐지하는 게 정답이다.

    이현근(광역자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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