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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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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너무 한길만을 가르치는 한국- 양미경(수필가)

  • 기사입력 : 2021-03-11 20: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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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젊은이들은 ‘공시족’이나 ‘알바족’으로 나뉜다는 자조적인 말까지 들린다. 교육에 관해 잘 모르는 나도 이 나라 젊은 사람들이 가는 길은 너무 비좁고 갑갑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되도록 젊은이들에게 폭넓은 경험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데 현실은 넓게 보는 것은 고사하고 한 줄로 길게만 보라고 가르치는 것 같아, 너무 한길로만 이끄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고등학생이 되면 저마다 자신의 진로에 맞춰 공부에 열중한다. 그러나 대학 가는 순간 전공영역은 굳어지고 진로의 전환이 어렵게 된다. 그리되면 세상 경험이 일천한 이들에게서 적성과 소질을 제대로 발견하기는 어렵게 된다. 실패와 경험을 거듭하면서 거기에서 자신이 무엇을 가장 잘할 수 있을지를 배우는데 말이다. 우리 사회는 한번 선택한 전공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땐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지점에 와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아이들의 능력과 적성을 제대로 감별하기에는 너무 단조로운 교육과정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번의 기회로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시스템은 기회를 주기보단 기회를 박탈하는 거나 다를 바 없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다가 자신이 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했을 때 진정 제대로 된 진로를 찾았다 할 것이다. 진로를 바꿔야 할 경우 이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또한 필요하다.

    서른 살을 넘기면 직업 선택의 기회가 거의 사라지는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감당해야 할 몫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이런 부분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충분히 기회 조건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젊은이들도 일자리 부족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스스로 진로의 폭을 넓히려는 부단한 노력만이 자신을 보다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무기이다. 나이 든 세대에 비해 지금의 추세는 생각지도 못한 여러 직종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래의 직종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미래에는 환경문제가 중요하므로 그 같은 방향에서 직업군을 눈여겨보라고 권한다. 또한 바이오 공학의 발전으로 인공장기의 이식 코디네이터가 미래를 열어가는 유망 직종이 될 것을 전망하기도 한다. 장기(臟器) 정보를 검색하고 수술 후 후유증 등 처리 분야도 어엿한 의료인의 영역이다. 심지어는 사이버 연예인의 매니저나 만화, 게임 캐릭터를 지원하는 코스튬 플레이어도 여러 일자리가 필요하리라는 것이다.

    사회가 개인주의로 흐르면서 진로적성 연구소는 결혼식, 장례식, 기타 모임 등에 필요 하객을 대여하는 관리사도 어엿한 유망 직종으로 권유하고 있다.

    자신의 직종을 찾아내는데 단선적 선택은 그 한계가 크다.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세상도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사실과, 실패를 무릅쓰고라도 덤벼들어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 것을 권하고 싶다.

    자신도 모르는 곳에 잠재된 새로운 능력을 분명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도 청년들에게 금전적 단순 지원을 넘어 다양한 직업체험을 제공하고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면 불가능은 없을 터. 우리 앞의 불경기는 한시적이다. 기회는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다음을 기다리는 자의 것이다. 기회가 와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자는 소유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양미경(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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