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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 0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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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극단의 시대, 균형의 힘이 필요하다- 이현근(사회부 부장)

  • 기사입력 : 2021-01-11 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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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단의 시대다. 빈부 격차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도 정치권은 아직도 낡고 경계가 모호해진 진보, 보수 이념 타령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있는 집 아이’와 ‘없는 집 아이’들의 교육격차는 해소 기미가 없이 교육 불평등만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2020년 3분기 펴낸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 상·하위 20% 간 격차가 ‘163만원 대 1040만원’으로 6.3배가량 벌어졌다. 이는 외환위기 전이었던 1997년 3.97배, 위기 후인 1998년 4.78배, 금융위기를 전후한 2008년 5.93배, 2009년 6.11배로 점점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이 같은 양극화를 더 가속화시키고 있다. 임시 일용직의 일자리 20만개가 사라졌고, 폐업과 실업으로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지만, 부자들은 ‘돈의 힘’으로 주식과 부동산 투기로 더 자산을 불리는 기회가 넘쳐나면서 ‘빈익빈 부익부’의 간격을 좁힐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경제적 양극화 현상은 젊은이들의 결혼이나 출산마저 위축시키고 있다.

    이 같은 위기 해결에 앞장서야 할 정치권의 극단적 분열은 더 심각하다. 정치의 속성상 국민을 위하거나 사회발전보다는 개인의 영달을 위한 권력쟁취가 먼저이기는 하지만 선을 넘은 수준이다. ‘내 편이 아니면 적이다’라는 논리로 극단적인 편가르기를 부추기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미래의 힘이 되어야 할 아이들의 교육현장 양극화도 교육 불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교육을 믿지 못하는 여유 있는 학부모들은 사교육에 의존해 자식들을 위한 갖은 스펙을 쌓고 있고,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유학 행렬도 멈출 줄 모른다. 있는 집 아이들과 없는 집 자식들의 학력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코로나19 사태는 제대로 원격수업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로 진행되면서 교육 불평등 현실의 민낯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부모의 경제력 격차에 따른 대학교육 격차인 ‘고소득층 자녀 쏠림현상’도 심각하다. 2020년 대학별 국가장학금 신청자 현황’ 결과, 국가장학금 신청자 중 서울대의 경우, 고소득층 자녀 비율이 62.6%로 저소득층 자녀 비율 18.5% 보다 약 3.4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의 부(富) 대물림과 함께 학력 대물림도 고착화되고 있다.

    ‘마태 효과(Matthew Effect)’란 말이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로 마태복음 25장 29절에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고 적혀 있다. 가진 자가 더 갖게 돼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의 부의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마태 효과는 실제 우리 사회, 경제, 교육, 정보, 디지털 등 빈익빈 부익부로 요약되는 모든 양극화 현상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우리 사회 전반에는 양극화 현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코로나 사태 이후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는 격차불평등에 대한 해결이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기득권자들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공고하게 자리 잡고 그들을 위한 정책들을 우선하면서 해결의 길은 보이지 않고 있다.

    참으로 암울해지는 극단의 시대, 무너지는 사회를 지탱하고 잡아 줄 균형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현근(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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