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07월 29일 (목)
전체메뉴

[세상을 보며] ‘가덕신공항’ 선거용 아니라는데 - 이상권 (정치부 서울본부장)

  • 기사입력 : 2020-11-25 21:12:56
  •   

  •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이 사실상 백지화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동남권 신공항 추진단장을 맡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26일 대표 발의한다. 10조 원으로 추산하는 대형 국책사업을 입지 타당성 조사도 거른 채 여론몰이에 나섰다. 174석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국회 통과는 어렵지 않다.

    “선거용 셈법과는 거리가 멀다”는 민주당 해명과는 달리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했다는 의구심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절차를 간소화해도 가덕 신공항 완공까진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 내년 보선뿐만 아니라 2022년 대선까지도 가덕도가 영남권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견하는 이유다.

    민주당은 ‘선거용 카드’라는 비판을 의식했는지 “내년에 보궐선거가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냐”고 반문한다. 한술 더 떠 “선거를 고려한 정치적 결정으로 지역 갈등과 대립을 부추긴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라며 전 정부에 책임을 돌린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당초 원인을 제공한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심판이 화두였다. 민주당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한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때 만든 당헌까지 뒤집으며 출마의 길을 텄다. 당시 성추행과 내부 규정을 뭉개면서까지 출마를 강행하는 데 따른 비난여론이 비등했다. 그러나 가덕신공항이 핵심 이슈로 자리하면서 성추문은 가라앉고 선거 프레임이 바뀌었다. 오 전 시장의 원죄를 덮기 위해 가덕신공항을 보선의 결정적 변수처럼 몰고 가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정부는 김해신공항 백지화 근거 마련을 주도한 총리실 검증위원회 뒤에 숨었다. 비난 화살은 검증위가 고스란히 맞고 있다. 국민의 해독력을 시험하는 애매하고 모호한 해명과 반론이 이어지고 있다. 누구도 국책사업 폐기에 따른 유감이나 책임은 언급하지 않는다. 4년 전 결론이 난 국책사업이 과학적 근거 없이 하루아침에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현실이다.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채 대형 국책사업이 정치 논리로 뒤집혔다고 비판해야 할 제1야당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이다. 당내 다수인 영남권은 갈가리 찢겼다. 오히려 부산의원 15명 전원은 민주당보다 앞서 가덕도 특별법을 발의했다. 보궐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선택이란 건 자명하다.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이 결국 민주당 성과로 부각될 상황을 우려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민주당은 이래저래 ‘꽃놀이패’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반대 입장을 냈고 울산은 관망, 대구·경북은 분노하고 있다. 여권의 의도된 갈라치기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김해신공항으로 결론 낸 2016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보고서에서 “가덕은 일반적인 공항 후보지가 아닌 관계로, 공사 비용이 많이 들고 시공 리스크도 높다. 막대한 양의 산지 절토, 매립 등 입지 조성 공사는 자연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시 가덕신공항 건설비용은 10조원으로 추산했다. 정치적 셈법이 깔린 신공항 추진이라면 부산시장 자리를 10조원으로 사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야당까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매표 행위에 가담한 모양새니 아무리 선거용이 아니라고 해도 누가 곧이 듣겠나.

    이상권 (정치부 서울본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권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