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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2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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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똘똘한 한 채- 양영석(경제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20-11-17 20: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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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책으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가 뜨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부터 다시 시작된 집값 폭등을 잡기 위해 여러 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핵심은 강력한 대출 규제,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청약 당첨요건 강화, 양도소득세 강화인데, 2주택 이상자들의 주택 수익률을 감소시켜 실수요가 아닌 가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런 규제정책에 따라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고 있다. 물론 한 채만 가진 사람도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늘 수 있지만,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세금 감면 등 각종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고 향후 상대적으로 높은 주택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심리 때문이다.

    그렇다면 똘똘한 한 채의 기준은 뭘까.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치안환경, 교육환경, 교통과 도심 접근성, 자연환경과 조망권 등 위치 가치가 뛰어나고, 도심 중심지에 있는 500가구가 넘는 공동주택(아파트)의 중소평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런 아파트는 대기 수요가 풍부해 부동산 시장이 불황일 때에는 다른 아파트들에 비해 가격이 덜 떨어지고, 오를 때는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결국 다주택자를 겨냥한 불이익을 피하면서 미래에 그 가치가 보장되는 블루칩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똘똘한 아파트 한 채에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한 예로 정부는 지난해 연말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당시 부동산 업계에서는 15억원을 넘는 집을 사면서 대출을 끼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초고가 주택에 대한 매매가 얼어붙을 것으로 관측했지만 실상은 올 들어 8월까지 20% 가까이 매매 거래량이 급증했다.

    서울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중에서도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인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이 최근 더 가파르게 치솟은 것도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으로 풀이된다.

    똘똘한 한 채 열풍은 지방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최근 부산, 대전, 대구 등 지방 광역시의 대장주 아파트들이 연일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거나 상승폭을 키우며 지방 부동산 ‘불장’을 이끌고 있다.

    준광역시급인 창원시의 대장주 아파트 상승세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용호동의 한 아파트 전용 84㎡는 9월 8억대 초반에 거래됐으나 10월 9억대 초반에 매매됐다. 한달새 1억이 오른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아파트가 곧 경남지역 최초로 10억원(84㎡ 기준)을 돌파-이미 넘어섰다는 얘기도 있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똘똘한 아파트 한 채의 향후 가격 추이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정부가 계획대로 2030년까지 모든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면 고가 주택 소유자가 내야 하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5년 뒤에는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불패론자들은 코웃음을 치며 단언한다. 과거 수십 년간 그래 왔던 것처럼 똘똘한 한 채는 정부의 숱한 규제에도 굴하지 않고 인고의 시간을 보낸 후 고수익의 꽃을 활짝 피울 것이라고.

    양영석(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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