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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국립국어사전박물관 의령 유치를 기대하며- 이명용(의령함안본부장·부장)

  • 기사입력 : 2020-11-16 21: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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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어는 한 민족의 삶과 정신이 포함된 엄청난 자산이다. 민족의 고유 언어가 없으면 역사적으로 사라진 민족도 많다. 때문에 한 민족이 언어를 계승·발전시키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같은 노력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언어를 집대성한 사전의 편찬이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영어가 현재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 데는 영국의 새뮤얼 존슨이 1775년에 출간한 ‘영어사전’이 큰 기여를 했다. 이 사전은 1928년에 출간된 옥스포드 영어사전이 완성되기 전까지 무려 150년 동안 가장 표준적인 사전으로 꼽힌다. 이 사전에는 당시로선 놀랍게도 4만 낱말의 표제어와 16~18세기에 이르는 각종 문학 작품들 속에서 11만4000에 이르는 용례를 수집하고, 낱말의 쓰임새를 명시했다.

    우리말과 글도 일제강점기에 사라질 운명에 처했었지만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된 것은 조선어학회 회원들의 목숨을 건 노력 때문이었다. 당시 일제는 조선을 멸망시키기 위해 조선어 말살정책을 펼치면서 우리말을 지키고 조선어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노력한 조선어학회를 독립단체로 규정하고 소속 회원들을 감방에 가두고 모진 고문을 가했다.

    의령에 이처럼 우리말과 글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선조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국립국어사전 박물관 건립이 추진돼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의령군민문화회관에서 국립국어사전박물관 발기인 대회 및 창립선포식을 갖고 대외적으로 박물관 유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령에 박물관 유치 추진은 조선어학회 수난으로 고초를 겪은 회원 33인 중 시·도 출신별로 경남이 8명으로 가장 많고, 이 중 의령 출신이 전국 군단위에서 가장 많은 3명이 포함됐다는 상징성에서 출발한다. 의령 출신 인사 중 이극로 선생은 조선어학회를 주도한 실질적 인물이었고, 안호상 선생은 조선어사전 편찬에 특수 분야 기술을 맡았고, 이우식 선생은 조선어학회 활동에 거액의 재정지원을 했다.

    박물관이 건립되면 조선어학회 수난의 역사 소개를 통해 우리말과 우리글의 소중함을 새삼 깨우치고 사전 편찬의 소중함을 아는 공간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흩어져 있는 조선어사전 관련 자료와 국어사전, 국어학 연구 자료를 수집·발굴·보존하며 문헌 연구를 통해 국어현대화에 힘써고 세계 곳곳에 쓰고 있는 우리말과 글, 얼을 모으고, 북한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사용하고 있는 토박이말도 한데 모아 집대성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우리말과 글의 바른 사용을 위한 국민운동 전개와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국어정책과 사업 발굴, 지역의 언어와 문화발전을 선도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박물관의 추진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하지만, 문제는 박물관 건립과 운영을 국립으로 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산을 책임지고 있는 기획재정부에서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조그만 지방에 추진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어학자를 중심으로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박물관건립위원회가 의령군과 경남도에 박물관의 필요성을 역설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여기에 도내에 활동 중인 국회의원들과 의령 출신 여야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이끌어낼 때 그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건립위원회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해본다.

    이명용(의령함안본부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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