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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5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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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849) 수령불종(雖令不從)

-비록 명령한다 해도 따르지 않는다

  • 기사입력 : 2020-10-13 08: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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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를 하는 데 있어 원칙은 바르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당이냐? 야당이냐? 진보냐? 보수냐?를 따질 필요가 없다.

    춘추시대 노(魯)나라의 대부(大夫) 계강자(季康子)가 공자(孔子)에게 정치에 대해서 물었다.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바른 것으로써 인도하면 백성들 누가 감히 바르게 하지 않겠습니까?(政者, 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라고 했다.

    계강자는 권신으로서 임금을 무시하여 자기 멋대로 하면서 백성들이 자기 말을 듣지 않는 것에 불만을 느껴 강압정치를 하고 싶어서 물었던 것이다. 공자는 바른 처신으로 솔선수범할 것을 가르쳤다.

    공자는 또 “지도자 자신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들은 실행하지만, 지도자 자신이 바르지 못 하면 비록 명령해도 백성들은 따르지 않는다.(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라는 말을 했다.

    이 말도 공자가 당시 노나라 정치가들을 보고 충고한 것이다. 지도자가 바르지 못 하면서 백성들을 바로잡을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하여 정직하게 솔선수범할 것을 권장한 것이다.

    정치란 ‘바르게 만드는 것’인데, 요즈음은 ‘정치한다’, ‘정치적이다’라고 하면, 비정상적인 권모술수를 써서 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부터 먼저 연상한다. 그만큼 정치가 이미 오염이 되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대통령을 비롯해서 국무총리, 질병관리청 등에서 추석을 맞이하여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계속 요청해 왔다. “조상 산소 벌초한다고 모이지 마시오.” “추석에 고향에 가지 마시오” 등. 대부분의 국민들은 조상에게나 고향의 부모들에게 미안했지만 잘 따랐다.

    코로나의 확산은 작은 일이 아니다. 모든 일상생활을 비정상적으로 만들고, 나라의 경제를 후퇴시키고, 교육을 할 수 없게 만들고, 국제교류를 막는다. 빨리 종식되기를 누구나 간절히 바라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정부의 방침에 잘 따르는데,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추석에 노무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였다. 그리고는 자기 소셜미디어에 10여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자신의 사진을 올려놓고 “깨어 있는 시민들이 많이 오셨다”라고 글을 달았다.

    국립현충원 등 전국의 국립묘지는 추석 연휴기간에 아예 출입을 못 하게 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성묘를 못 가서 죄스러워하는 많은 국민들 앞에 이 대표는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무슨 특권이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외교부가 코로나로 외국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가운데 외교부장관 남편은 요트 사서 여행하겠다고 미국으로 떠났고, 지난 2월에는 베트남을 다녀왔고, 6월에는 그리스 여행을 계획했었다. 자기 부인이 대통령의 내각으로 참여하는데 대통령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는 모양이다.

    지도자들이 이러고서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권유하니,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 雖 : 비록 수. * 令 : 명령할 령.

    * 不 : 아니 불(부). * 從 : 따를 종.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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